'1월 랠리' 사라진 증시 … 2월엔 기 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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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미워도 다시 한번'인가, 아니면 바닥을 확인할 때까지 더 기다려야 하는가.

2월 주식시장을 기다리는 투자자의 속은 복잡하다. 1월 주식시장은 애널리스트의 '러브 콜'을 철저히 외면했다. 연초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1438.89로 한 해를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30일 1370.72로 장을 마쳤다. 1월 들어서만 코스피지수가 4.7% 하락한 것이다. 미국.중국 등 글로벌 증시가 연일 오르는 것과는 딴 판이다.

그래서 2월 시장에 대해서는 '기대 반 걱정 반'이다. 2월에는 국내 증시가 '왕따'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국내 14개 주요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2월 증시를 살펴봤다.

◆ 비관론이 다소 우세=장밋빛 전망을 쏟아냈던 1월과는 달리 비관적 전망이 주류다. 굿모닝신한증권은 "내수가 부진한데다 국내 유동성마저 위축될 조짐을 보인다"며 증시가 당분간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기업 실적 악화, 중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 등을 들어 약세를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간접투자 자금의 해외 쏠림 현상으로 인한 내부 수급여건 악화를 약세 이유로 들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2월 코스피지수 최저점은 1300. 심리적 지지선인 1300선을 지켜낼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메리츠.미래에셋증권 등이 최저점으로 가장 낮은 1300을 제시했고, 우리투자.현대증권은 최소 1350선은 방어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낙관적인 시각도 꽤 있다. 신영.현대증권은 2월 중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점(1464.7)을 돌파할 것으로 낙관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중국.인도 등 신흥시장의 과열에 따른 동반 조정 우려감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 증시의 경우엔 1월에 악재를 이미 반영했다"며 "이들 증시에 비해 상대적 매력도가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증권 서용원 리서치센터장은 "경제의 기본 체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기 바닥 후 점진적 상승"을 예상했다.

월 중 지수가 어떻게 움직일 것이냐에 대해선 증권사마다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교보.CJ투자증권 등은 중순경에 코스피가 고점을 찍을 것으로 봤지만, 대우.대한투자증권 등은 정반대로 중순경에 코스피 지수가 최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 실적 호전주 중심의 투자를=대한투자증권 김영익 센터장은 "적극적으로 매수를 확대하기보다는 위험관리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다만 단기 낙폭 과대에 따라 기술적 반등이 될 수 있으므로 낙폭이 크고 이익 증가 폭이 큰 종목에 관심을 둘 것"을 제안했다.

교보증권 김승익 센터장은 "목표 수익률을 한 단계 낮춰잡을 필요가 있다"며 "지수가 1340선에 근접할수록 반등을 겨냥한 저가 매수는 유효하다"고 봤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원은 "2월은 주식을 사야 할 때"라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실적 호조가 예상되는 조선.철강.화학 등이 유망하다고 꼽혔다. 현대제철.한화석화.LG화학.현대중공업 등이 추천을 받았다. 유가 하락 및 환율 안정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한국전력.대한항공 등도 유망 종목에 선정됐다. 코스닥 기업 중에서는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주성엔지니어링.다음 등이 추천됐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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