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연합철강 완전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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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AK캐피탈을 통해 한보철강 인수를 추진해온 중후산업 권호성 사장 측이 21일 연합철강 보유 지분 29.88%를 동국제강에 전격 매각했다.

이에 따라 연합철강의 1대 주주인 동국제강은 83.59%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됐다. 또 2대 주주인 權사장 측의 반대로 17년간 막혔던 연합철강의 증자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權사장 측도 지분 매각으로 7백66억원(56만7천여주, 주당 13만5천원)을 마련함으로써 한보철강 인수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AK캐피탈 관계자는 이날 "한보철강 인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연합철강 지분을 매각했다"며 "한보철강 인수를 다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AK캐피탈은 한보철강 인수계약 해지를 재고해달라고 법원에 재차 요청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다음달로 예정된 한보철강 재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서울지법은 지난 19일 한보철강 매각의 우선협상자였던 AK캐피탈이 한보철강의 인수대금(4천5백억원) 중 5백여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납부 시한(18일)을 넘기자 계약 해지를 선언했었다.

한편 동국제강은 이번 지분 매입으로 연합철강 지분율이 53.71%에서 83.59%로 높아졌다. 동국제강은 이날 공시를 통해 "오는 24일 권호성씨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 8%(약 15만2천주)도 장내에서 추가로 매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동국제강의 연합철강 지분은 90%를 넘게 된다.

동국제강은 1986년 연합철강을 인수했으나 2대 주주인 權사장 측이 경영 참여를 요구하며 증자에 반대하는 바람에 사업 확장과 설비투자가 막혀 왔다.

그러나 한보철강 인수자금의 조달이 여의치 않았던 權사장 측이 지난 9월 말 동국제강에 연합철강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지난 19일 최종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타계한 권철현씨(권호성씨의 선친)가 62년 설립한 연합철강은 86년 동국제강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연합철강은 올 1~9월 6천6백여억원 매출에 3백3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자본금이 95억원에 불과하다.

장세정.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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