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사흘째 공세 "근거 있나" 黨內서 역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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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폭로 공세는 19일에도 계속됐다. 사흘째다.

이날은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게 향응을 제공한 이원호 청주 K나이트클럽 사장과 관련한 의혹들이 주로 거론됐다. 그러나 당 내외에서 근거없는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등 후유증도 표면화하고 있다.

◇"盧캠프에 이원호 돈 거액 유입"=예결위에서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이원호씨의 살인교사 혐의와 관련, 당시 사건에 깊숙이 개입됐던 사람의 증언을 확보했다"며 "이에 따르면 李씨가 수사를 피하기 위해 노무현 후보 측과 梁전실장에게 줄을 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李의원은 "李씨가 1989년 자신 소유의 호텔을 12억원에 판 뒤 이 계약을 다시 파기하려는 과정에서 반발하던 裵모씨를 살해키로 공모한 것"이라며 "증언자는 당시 살해 현장에 있던 사람"이라고 했다.

李의원은 "이원호씨와 친인척 명의의 차명계좌를 뒤지면 수백억원의 비자금이 노무현 후보 캠프로 갔다는 의혹도 제기할 수 있다"고도 했다.

같은 당 이성헌 의원은 "최도술씨의 부인이 (崔씨가 기업들에서 받은 것으로)진술했던 9백억원이 어디 가서 이용되고 있는지 이미 나오고 있다"며 "신당 창당하는 분들은 양심에 손을 얹고 얘기해야 한다"고 신당 창당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지금 9백억원이 신당 창당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얘기냐"고 반문하고 "자료를 주신다면 수사 착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근거없는 폭로 역풍 초래"=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근거가 무엇인지 나도 궁금하다"며 "급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근거없는 폭로를 한다면 부메랑이 돼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한 중진도 "불법 대선자금 수수 등으로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무차별적인 폭로전을 펼치는 것에 대해 국민이 뭐라고 생각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당 고위 관계자는 "짜임새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근거없이 무차별로 폭로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추가 의혹 폭로는 20일부터 일단 중단하고 특검이 시작될 경우 넘겨줄 자료 축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당 안팎의 부정적인 여론에 부담을 느낀 때문이다.

이날 면책특권 논란도 있었다. 이광재 청와대 전 국정상황실장은 썬앤문 그룹에서 대선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 "특검이든 검찰 조사든 당당하게 응하겠다"며 "(야당의원들은) 비겁하게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회 밖으로 나와 당당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여권은 정보와 사정권이란 칼을 가지고 있지만 야당은 면책특권뿐"이라고 반박했다.

강갑생.이가영 기자<kkskk@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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