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외환카드 살리기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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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을 겪고 있는 LG카드.외환카드에 대한 지원 방안이 채권단.대주주 간 이해가 엇갈려 난항을 겪고 있다.

LG카드 채권단은 LG카드 신규자금 지원을 위해 LG그룹 구본무 회장에게 강도 높은 정상화 의지를 담은 이행각서를 19일까지 요구했으나 LG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날 "LG그룹 측의 정상화 의지가 선행돼야 채권단 지원이 가능하다"며 "具회장의 계열사 주식 등을 담보로 요구했지만 아직 답이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신규 자금을 지원해 주는 조건으로 具회장의 LG카드(3%)와 LG투자증권(0.12%) 지분을 담보로 받고 추가로 나머지 계열사 지분을 공동담보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행각서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LG카드 지원금 2조원의 배분비율을 놓고 채권은행 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총채권액을 기준으로 은행별 지원 규모를 농협 5천억원대, 국민은행 4천억원대, 산업.우리은행 각 2천억원대, 조흥.하나.기업.신한은행 각 1천억원대로 할당하고 은행들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원 규모가 큰 농협과 국민은행 등은 채권액 산정이 잘못됐다며 우리은행 측에 재조정을 요청했다. 농협 관계자는 "LG카드 채권이나 여신이 잘못 파악된 것 같아 우리은행 측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외환카드는 주주들 간의 이견으로 처리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외환은행과 이 은행의 최대 주주인 론스타, 외환카드의 2대 주주인 올림푸스 캐피털 등은 외환은행에 외환카드를 합병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으나 외환카드의 지분 평가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이들 카드사의 자금사정이 어렵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에 지원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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