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을 앞두고 최감독은 "여름 내 강훈련을 거듭했고 다양한 전술을 준비했다. 선수들은 자신감에 충만하다. 이번 시즌에야말로 갈 데까지 가보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갈 데까지 가겠다는 말은 정상을 노린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엄청난 야망을 숨기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준비와 자신감은 어디로 가고 연패에 허덕이는 걸까.
먼저 최감독의 자가 진단은 이렇다. "초반에 시소게임을 벌이다가도 고비를 못 넘기고 몇 경기 패하다 보니 자신감이 줄었다. 초반에 앞서다가도 상대팀이 따라붙으면 '오늘도 안 되나'하는 마음에 투지와 집중력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특히 꼭 이겨야 할 약한 상대에게 어이없이 패한 경기를 아쉬워한다.
방송.신문 해설을 맡은 전문가들은 모비스의 선수 구성과 전술 운용에서 문제를 찾는다.
Sky-KBS의 진효준 해설위원은 "김승기.전형수 등 가드진이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의 플레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모비스의 전신인 기아 출신이어서 애정이 남다른 김유택 KBS 해설위원도 비슷한 의견이다. 김위원은 "팀에 확실한 리더가 없어 승부처에서 결판을 못 낸다"고 아쉬워한다.
그럼 처방은?
진.김 위원은 입을 맞춰 "속공을 활성화해야 모비스가 산다"고 강조한다. 한국 농구를 잘 아는 조니 맥도웰과 주포 우지원의 위력이 살아나려면 먼저 속공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해 상대 조직력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가드진이 이 일을 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맥도웰은 억지스러운 골밑 플레이를 일삼고 우지원.김동우의 슛도 명중률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허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