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주부 노후대책에 소홀-자녀문제에 밀려 여가활용도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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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한국 서울의 40대 중산층 주부들은 자녀의 성적·진학·결혼 등 자녀문제에 대부분의 관심과 수입을 쏟다보면 정작 자신을 위한 평생계획, 즉 자녀독립 후 노년생활 준비 등은 거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노인기의 경제적·심리적 박탈감에 대한 대비가 거의 안되고 있어 문제의 소지가 크다.
이는 서울대 옥선화교수(소비자아동학과)를 책임자로 최근 연구·발표한 논문 「현대산업사회에 있어서 40대 중산층 주부가 지각한 가정생활의 제문제」에 나타난 결과다.
서울에 사는 청소년 자녀와 남편을 둔 40대 주부 4백22명에 대해 면접법으로 조사한 이 논문에서 주부들은 자녀의 성적과 진학문제가 「늘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 정도」라고 답한 경우가 절반이 넘는 51·3%, 「자주 생각할 정도」는 34·8%로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다음은 자녀의 진로·취업, 과외지도, 배우자 선택, 결혼비용 등 순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주부들의 가장 큰 문제는 자녀의 장래에 관한 문제로 나타났다.
반면 자신의 문제인 건강·여가선용 등은 자녀문제보다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고 위기감 또한 높지 않았으나 40대 후반으로 갈수록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어 50대로 넘어가면 위기감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부들의 여가활용은 친지나 친구방문 또는 전화(53·3%), 봉사활동·종교활동(41%), 운동(22%)순이있고, 취미활동 등 자신을 위한 여가활동 참여 주부는 64·4%, 바깥활동에 한가지도 참여하지 않는 주부는13·3%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주부의 여가활동 유형이 다양하지 못하고 적극적 여가활용을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옥 교수는 『우리 나라 주부들은 아직도 전통적인 어머니 노릇에만 몰두, 자신의 발전 문제는 소홀히 취급하고있다』며 『40대에는 자녀독립 후 노년기의 상실감과 혼자 남는 경우까지 대비하고 섦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자신이 몰두할 수 있는 취미개발이나 봉사활동 등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 <양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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