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원씨 진술 싸고 공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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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인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의 발언을 놓고 16일 정치권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姜회장은 지난 15일 검찰 조사에서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에게 9억5천만원을 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민주당 회계장부에 있던 3백억원이 증발된 게 盧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선봉술씨와 돈거래=민주당은 "姜회장이 장수천 대표였던 선봉술씨에게 건넨 돈은 결국 盧대통령을 보고 준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최도술씨가 받은 당선 축하금 11억원 중 2억3천만원이 宣씨에게 간 것을 고려할 때 당선 축하금이 장수천 빚 갚기에 사용됐다과 봐야 한다"며 "장수천은 盧대통령 측근 비리의 온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유종필 대변인은 "(姜씨 진술은)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한나라당 은진수 수석부대변인은 "선봉술씨가 불법 대선자금과 측근 비리의 핵심 인물이며, 검은돈의 정거장 역할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며 "성역 없는 수사를 위해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봉술씨는=선봉술(57.부산)씨는 盧대통령의 진영중 동기동창이다. 盧대통령의 변호사 시절부터 그의 운전기사를 했으며, 변호사 사무장을 지냈던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함께 盧대통령의 이른바 '집사 그룹' 중 한 사람이다. 宣씨는 盧대통령이 실제로 운영했던 생수회사 장수천의 대표이사이기도 했다.

장수천이 한국리스여신과 리스계약을 할 때 연대보증을 했다. 盧대통령이 지난 8월 중앙일보 등을 상대로 낸 소장에 따르면 장수천이 망해 한국리스여신이 2000년 宣씨 재산을 가압류하려 했으나, 재산이 없어 채권보전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盧대통령 취임 때 최도술씨는 청와대에 따라 들어갔으나, 宣씨는 진입하지 못했다.

◇민주당 후원금 증발=열린우리당 최동규 공보부실장은 "盧대통령의 탈당 결심까지 끌어냈다는 후원금 증발 사태에 대해 민주당은 범죄행위를 자백하고 수사에 임해야 한다"면서 "차제에 민주당은 물론 모든 정당은 정치자금 투명화를 위한 정치개혁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도 "'민주당 후원금 증발이 盧대통령의 민주당 탈당 이유가 됐다'는 姜회장의 주장은 충격적"이라며 "대통령과 열린우리당.민주당은 전대미문의 후원금 증발 사건에 대해 국민 앞에 해명하라"고 주장했다.

이수호.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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