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권에도 보험산업 꿈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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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시장」과「위험」은 같이 가게 마련이다.
최근 시장경쟁 원리를 도입하려는 노력속의 소련·중국 등 북방국가들은 물론 가장 뒤늦게 움직이고 있는 북한에서도 개방의 조류 속에 보험산업이 새롭게 꿈틀거리고있다.
한마디로 지금까지 국가가 관리해오던 위험을 시장으로 넘기려는 움직임인데, 최근 북한이 아랍에미리트 연합에 합작 보험사를 세워 운영하고 있는가하면 지금까지 보험에 대한 법규조차 없던 소련·루마니아·헝가리 등은 처음으로 법규 마련을 추진 중에 있다.
최근 재무부가 작성한 북방국가의 보험산업 현황에 따르면 북방 국가들의 국내총생산 (GDP)대비 수입보험료 비중은 0·7∼3·4%수준으로 한국(9%)·미국(8·6%)·유럽공동체(5·6%)보다 낮다. 88년 기준 1인당 평균보험료 또한 1백달러 정도로 한국(3백26달러)·미국(1천7백50달러)·EC(8백20달러)에 비해 적다.
북방교역이 확대되면서 이들 국가에 대한 우리 나라 보험사의 진출도 이뤄지고 있다. 럭키·대한·자동차보험 등 8개 손해보험사가 중국·소련·헝가리·폴란드·체코 등과 업무제휴협정을 체결, 여행자 상호 보상 서비스 등을 교환하고 있다.
특히 안국·현대·럭키 등은 재보험 상호인수 협정까지 체결해 실제 보험거래에서도 협조하고 있다.
다음은 나라별 보험산업의 개황.

<중국>지난49년 설립된 중국 인민보험회사(PICC)가 독점해오던 보험시장에 지난4월 상해의 퍼시픽보험이 설립되는 등 현재 모두 4개사가 영업 중.
PICC는 미국에 1개 합작사를 갖고 있으며, 캐나다·일본 등에 지사설치를 계획중. EC통합에 대비, 유럽지역에 2개의 자회사 설립도 검토.

<체코>1인당 보험료가 2백45달러(88년 기준 세계23위)로 동구권 국가중 으뜸.

<소련>6개의 국영보험사 중 전국규모는 잉고스트라와 고스트라 등 두곳뿐. 고스트라가 주로 국내 보험을, 잉고스트라는 외국과의 무역에 관련된 보험물건을 취급.
최근 심의중인 연방 보험법안이 내년부터 시행되면 민영 보험사의 설립은 물론 외국보험사의 진출도 허용될 전망.

<헝가리>동구국가 중 유일하게 1백% 외국인 출자 보험사를 허용하고 있으며 90년말 1백% 외국 출자보험사 3개와 1개 합작사가 인가돼 현재 11개 보험사가 영업 중.

<북한>88년 기준 수입보험료가 2억9천8백만3천달러로 한국의 50분의1 수준.
57년 설립된 조선 국제보험이 평양 본사를 비롯, 북한내에 2백개 지점을 갖고 독점 영업. 최근 대형사고가 많이 터진 것을 계기로 국영기업체 책임자들이 보험의 필요성을 인식, 80년대 초부터 빠른 속도로 성장.
프랑스·스위스·페루·독일·파키스탄에 주재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영국 브로커사를 통해 화재 재보험 계약도 처리중이나 86년 9월 북동해안을 강타한 태풍 베라의 피해보상금 때문에 아직도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 <양재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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