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 조혜연 '또 겨루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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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루이나이웨이(芮乃偉.사진(右)) 9단과 조혜연(左) 7단이 여류국수전 결승에서 다시 만났다. 숙적의 재대결이다. 루이 9단은 23일 벌어진 12회 가그린배 여류국수전 준결승에서 과거의 여류국수 이영신 4단을 맞아 흑 1집반승을 거뒀고 조혜연 7단은 신예 박소현 2단에게 흑 불계승을 거두고 나란히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루이 9단은 지난해 여자대회를 싹쓸이한 3관왕. 한동안 한국 여자바둑을 대표하는 조혜연-박지은 쌍두마차의 추격에 왕좌를 내주기도 했지만 '철녀'답게 막강한 실력과 열정으로 40세가 넘은 나이에도 무적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을 떠난 루이 9단이 너무 강한 실력 탓에 10년간 일본.미국 등에서 떠돌이 생활을 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루이 9단을 받아들인 한국 여자바둑은 루이와 싸우면서 배워 실력이 급성장했다.

조혜연 7단은 한국 여자기사 중 루이의 철벽을 가장 먼저 넘어선 기사. 2년 전 루이와의 두 번의 결승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며 한국 여자바둑의 기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대학(고려대)에 들어가면서 '공부'라는 새로운 세계에 깊이 빠져든 조혜연은 2006년 이후 루이와의 대결에서 5연패를 당했고 국가대표에서도 탈락하는 등 모든 기전에서 부진을 보여왔다. 또 독실한 기독교인인 조혜연은 일요일 대국은 기권할 수밖에 없는 고충을 안고 있어 한국기원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런 조혜연이 최근 회복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터라 이번 루이와의 재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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