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협내 「통일」 상설기구-학추위 어떤 조직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건국대생 성용승군·경희대생 박성희양 등 대학생 2명의 파북을 주도한 전대협산하 「조국의 평화와 자주적 통일을 위한 학생추진위원회」 (이하 학추위)가 과연 어떤 성격의 조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대협 내에서 통일운동을 전담하는 특별기구라할 수 있는 학추위가 결성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15범민족대회 등으로 재야운동권에서 통일논의가 활성화되면서부터다.
전대협은 재야에서 솟아오르는 통일열기를 장기적· 조직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 지난해 제1기 학추위 발족식을 가진 뒤 6월1일 전대협 발족식과 함께 제2기 학추위(위원장 경희대 총 학생회장 한철수·22)를 출범시켰다.
학추위의 전신은 88년의 남북학생회담준비위원회, 임수경양 방북사건이 있었던 89년의 평양축전준비위원회 등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조직이 단일사건에 따른 한시적 성격이었다면 학추위는 훨씬 체계화된 「상설기구」라는게 특징이다.
학추위는 전대협중앙위원회 직속기관으로 학추위위원장·운영위원회가 있고 그 산하에 학교별 학추위를 결성하도록 조직체계가 짜여 있다.
현재 대학별로 학추위가 결성된 학교는 전대협산하 1백79개 대학 중 14개 정도.
그러나 전대협은 통일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말까지 전국 모든 대학에 학추위를 구성, 조직적으로 통일운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학추위의 목표는 95년을 「조국통일의 원년」으로 삼고 ▲통일운동 관련정책 연구 ▲통일운동의 기획· 집행 ▲통일운동세력의 조직화작업등을 수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학추위는 이런 역할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대협의 다른 조직보다 은밀하고 독립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대학생 2명 파북 사건도 전대협 의장 김종식(25)· 학추위 위원장 한군 등 극히 일부 핵심간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전대협 간부들도 언론보도를 보고 파북 사실을 알았을 정도다.
지난해 말까지 재야 통일논의는 범민족대회추진본부 중심으로 전개돼 왔기 때문에 학추위는 큰 활동을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범민족연합(범민련) 결성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학추위가 재야의 통일운동·투쟁의 주도권을 잡게된 것.
재야운동권은 지난해 범민족대회를 추진했던 범민족대회추진본부를 해체하고 각 단체들이 망라된 통일운동을 위한 상실연합체인 범민족연합을 결성한다는 목표아래 지난1월말 범민련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켰었다.
그러나 범민련이 이적단체로 규정되면서 이창복(52) ·김희택 (40)씨 등 핵심간부들이 구속되면서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채 8·15범민족대회를 한달 보름가량 앞둔 현재까지 결성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
이에 따라 재야·학생운동권에서 통일을 체계적으로 이끌어 나갈 조직은사실상 학추위 밖에 없다고 보고있다.
앞으로 학추위는 제2회 8·15범민족대회 기간 중 「청년학생 통일대축전」을 개최한다는 일정아래 이번에 파견한 대학생 2명을 대표로 7월20일 베를린에서 실무회담을 가진 뒤 8월5∼13일 「백두에서 한라까지」 국토순례 대행진을 개최하고 14, 15일 서울에서 통일대축전 본 행사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또 한양대 학추위가 10월 북한 김책공대와 축구교류를 추진하는 등 대학별 학추위가 개별적 통일사업을 진행시킬 예정으로 있어 앞으로 학추위가 전대협투쟁의 중심을 차지할 전망이다. <이규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