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다음에 사야되는데 왜 앞질러 사가지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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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하는 노 대통령. 【서울=뉴시스】

"다음에 사야되는데 왜 앞질러 사가지고…."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정부의 부동산 안정 대책으로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에 이렇게 말했다. 이 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 자리에서다. 정책 실패가 아니라 주택 수요자들의 상황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다. 노 대통령은 "실수요자들이 손해를 본다? 이 이론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한다"고 했다. "미리 (집을)샀는데 이자가 올라서 손해보는 사람들, 그것이 실수요라고 말 할 수 있느냐"고 했다. "다음에 사야되는데 왜 앞질러 사가지고. 앞으로는 그렇게하지 말라" "실수요자가 손해본다?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민들의 적절한 주택구입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형편대로 알맞게 사라"고 했다. "사야한다. 남지 않더라도 사야한다. 그러나 무리해서 빚내서 사지 말라.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6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과세 문제에는 "자꾸 얘기들하는데 세금이 그렇게 많지 않다"며 "오래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실효세율 10% 밖에 안 된다.

그것 때문에 정책 기조를 바꾸라는 건가" 되물었다. "새로 사는 사람들은 들어오지 말라. 지금 당장 집 사지 못해 낭패볼 사람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당장 그럴 가능성은 낮다"며 "서서히 꺼지는 연착륙은 있어도 갑자기 꺼지는 경착륙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미 융자를 받아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에겐 "너무 어려운 사람들은… 그건 연구를 좀 해보겠다"고 했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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