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선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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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PC를 처음 구입하려고 할 때 가장 망설여지고 자신 없는 것이 어떤 기종을 선택하느냐는 문제다. 그래도 지금은 3, 4년 전에 비해 고민의 폭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8비트냐, 16비트냐는 것에서부터 선택의 갈등이 시작됐으나 8비트가 거의 사라진 요즘은 16비트로 일단 낙착을 해도 무리가 없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16비트 PC를 보면 크게 XT급과 AT급으로 분류된다. XT가 처리속도에서나 기억용량·특수기능면 등에서 AT보다 한 수 아래 하위기종이기는 하지만 가격 면에서 그 만큼 유리한 것은 물론이다.
선경 컴플라자 이기룡씨(강남 지사장)는 『PC를 선택할 때에는 컴퓨터를 누가 어떤 용도로 쓸 것인가, 장차 어느 정도까지 사용할 것인가를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컴퓨터를 처음 시작하는 초등학생이 기본적인 기능을 익히는 것으로 만족하려면 XT로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씨는 초보자들 가운데는 XT를 교육용 또는 가정용, AT를 업무용 또는 회사용으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것은 잘 못된 것으로 이런 이름에 구애받지 말라고 강조한다. 이제는 가정에서도 AT가 보편화돼가고 있다는 것이다.
용산전자상가의 김용운씨(2001 컴퓨터 대표)도 『제대로 쓸 줄도 모르면서 고급품을 구입해 AT 또는 386(32비트)을 XT정도로 활용하고 있다면 이것도 일종의 과소비』라며 처음엔 기본적인 사양만을 갖춘 후 활용도에 따라 점차 기능을 추가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이제는 XT마저도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한때 저가형이니 보급형이니 하여 50만원대 XT선전이 요란했으나 감감해지고 요즘은 80만원대의 보급형 AT가 나오기 시작했다.
몇 년 전 싼값에 XT를 구입했던 사람들 가운데는 점차 컴퓨터에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후회했다는 사람들이 많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경험담이다.
용산전자상가에서는 XT거래가 거의 없는 형편이며 컴퓨터 대 메이커 가운데는 XT급을 철수시키고 있는 곳도 있다.
그래서 어떤 전문가는 보급형의 싼 AT가 나오고 있으니 여기서부터 시작하라고 추천한다. 이 전문가는 AT가운데서도 12∼16 MHz에 40MB의 HDD와 5.25인치 FDD 1대를 갖춘것이 가장 무난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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