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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검은 휘파람」영화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독립영화사 「방 프러덕션」이 아홉번째 영화를 내놓았다.
방 프러덕션은 지난 86년 설립이래 외화수입은 마다하고 한국영화만 꾸준히 제작해왔다.
이번에 발표한 작품은 액션극 『검은 휘파람』.
김병총씨의 동명소설을 프러덕션 대표인 방규식씨가 연출했다.
방 감독은 지난해 『천국의 땅』을 연출, 51세의 나이로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괴짜 영화인」이다.
방 프러덕션은 그 동안 『돌아이』시리즈, 『빨간 여배우』 등으로 모아진 돈을 이번 『검은 휘파람』에 모두 쏟아 넣었다.
제작비 7억여원, 상영시간 2시간20분의 대작형식을 갖춘 이 영화는 50년대 전후 부산암흑가 주먹들의 의리·우정·암투 등을 그렸다.
영화는 실재했다고 알려진 「주먹대부」오작두의 삶을 70년대 그의 아들이 추적해가며 50년대 주먹세계를 스크린에 옮겨놓는 미스터리기법을 취하고 있다.
오락영화지만 푸짐한 액션으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고 특히 설탕유리를 수입, 박진감 있는 격투장면을 연출해냈다.
설탕유리는 외국영화에서 흔히 보듯 배우가 유리창에 몸을 날려 함께 부서질 때 쓰이는 소품으로 한국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사용됐다.
해동검도라는 독특한 무술도장을 운영하는 나한일이 주연했다.
TV시리즈 『무풍지대』에서 유지광역으로 액션스타 이미지를 굳힌 나는 이번 『검은 휘파람』의 출연을 계기로 본격스턴트맨(위험한역 대역 배우)수업을 하러 오는 7월 미국 할리우드로 건너갈 예정이다.
방 감독은 『미국·홍콩영화의 액션을 흉내내지 않고 주먹을 주무기로 하는 한국형 액션영화개발에 주력할 작정』이라고 말한다.
영화계는 독립PD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제작활동을 하는 방씨에게 그가 저급의 폭력·에로물을 만들지 않는 한 고운 시선을 건네고 있다.
최근 영화계에는 『검은 휘파람』의 뒤를 이어 『시라소니』 『장군의 아들2』 『팔도사나이』 『황제전국구』 『제5의 사나이』 『15년 3시간전』 『제3구역』 등의 액션영화들이 줄을 이어 제작되고 있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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