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문전처리 미숙 못 벗어 정교한 슈팅성 개발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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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 축구가 답답하다. 한국 축구는 왜 항상 볼을 오래 갖고 있고 슈팅도 많이 하면서 득점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는 것일까.
백호가 10일의 대소련전에서 11-6의 슈팅수 우세에도 불구, 1-0으로 분패했는가 하면 청룡은 11일 몰타와의 경기에서 정확히 두 배의 슈팅(12-6)을 날리고도 1-1로 비기고 말았다.
두 경기 모두 한국팀이 오랫동안 볼을 갖고 주도권을 잡았으면서도 득점이란 성적표는 보잘 것 없었다.
한국축구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되는 골 결정력 빈곤이나 문전처리 미숙 등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도 아니고 그 원인 또한 구구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앞서의 두 경기를 토대로 보다 많은 골을 얻기 위해선 슈팅과 같은 공격패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청룡은 김주성(대우) 고정운(일화), 그리고 백호는 신홍기(현대) 등 발빠른 공격수들을 보유, 측면돌파까지는 좋으나 이후 거의 무의미하다시피 한 센터링만을 남발, 관중들의 아쉬운 탄성만을 자아내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즉 문전으로 볼을 우겨 넣고 골은 혼전중의 슈팅이란 요행수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축구선진국들은 벌써 오래 전부터 공격패스를 마치 패스하고자 하는 사람의 몸에 맞히기라도 할 것 같은 강하고 정교한 슈팅성 패스를 구사해왔다.
그렇지 않고선 골키퍼와 대오를 갖춘 수비진영을 뚫을 수 없기 때문이다.
청룡의 고정운이 11일 대몰타전에서 골키퍼가 놓칠 만큼 위력적인 헤딩슛을 날릴 수 있었던 것도 구상범(LG)의 센터링이 그만큼 빠르고 정확했기 때문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더욱 과감한 공격수들의 문전쇄도 필요성을 역설하고있다.
현대축구가 미드필드진영부터 거친 태클도 아랑곳 않는 강압수비로 나서고있는 만큼 공격수들도 태클을 받아 넘어지기보다는 이를 뛰어넘는 강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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