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가 14년간 한국얀센에서 일궈낸 업적은 상당하다. 사장 취임 당시 47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704억원으로 3배 넘게 늘었다. 2000년 하반기엔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던 처방용 소화제 '프레팔시드'의 생산 중단으로 한국에서 얀센이 철수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지만, 감원 등 구조조정 없이 위기를 극복하기도 했다. 노사 화합을 이뤄 생산성을 높인 것도 그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한국얀센의 인건비는 중국보다 3~4배 비싸지만, 제품당 생산비용은 중국의 70% 수준밖에 안 된다.
얀센은 세계 곳곳에서 한국얀센의 성공 사례를 배우고 싶다는 문의가 쇄도하자 지난해 서울에서 '한국얀센 성공사례 나눔의 장'이라는 심포지엄을 열기도 했다.
박 사장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원 채용 때 임원이 90시간 가까이 인터뷰하게 할 정도로 신중을 기하는 한편, 후배 역량을 키울 요량으로 해외 근무를 적극 권장해 왔다. 덕분에 얀센의 아시아.태평양 지사엔 한국인 임원이 많다. 김상진 홍콩얀센 사장, 김옥연 존슨앤드존슨 아태지역 제약부문 마케팅 총괄 부사장 등이다. 그의 뒤를 이어 한국얀센을 이끌게 된 최태홍 사장도 2000년부터 필리핀얀센 사장으로 5년간 근무했다.
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