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황태자부부 세기의 결혼그후 10년|불화 딛고 공인 새 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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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동화 같은 결혼으로 전세계를 들뜨게 했던 찰스(42)·다이애나(30)영국 황태자부부가 오는 7월로 결혼 10주년을 맞는다.
그러나「세기의 결혼」이라 불린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결코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외롭고 틀에 박힌 왕실생활에 잘 적응치 못한 수줍고 내성적이었던 다이애나 비가 종종 공식석상에서 남편인 찰스 황태자에게 불만을 표시하는 등 문제를 일으켰고 이에 따라 두 사람에 대한 불화설이 심심찮게 나돌았던 것.
특히 87년 스위스에서 스키를 타던 찰스 황태자가 눈사태에 휩쓸려 죽을 고비를 넘긴 이후 이들의 관계는 급속히 악화돼 부부동반으로 가족행사 등에 참석하는 일조차 극히 드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다이애나·찰스황태자부부는 각종사회봉사활동에 활발히 참여하는 등 공인으로서의 성숙한 면모를 과시, 미래의 영국왕부처로서 손색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이다.
다이애나 비는 44개 자선단체의 후원자로 1년에 2백회가 넘게 양로원·고아원·병원 등을 방문하고 있다. 또 에이즈환자들을 위한 영국 최초의 구호시설이 설립됐을 때 이곳을 방문, 손수 장갑을 벗은 맨손으로 환자들의 손을 잡고 격려하는 따뜻한 인간미를 나타내기도 했다.
찰스 역시 공식연설에서 영국의 무주택자들과 도시빈민 문제에 대한 관심을 표명, 국민의 커다란 호응을 얻는 등 왕위계승자로서의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한편 윌리엄(9)·해리(6) 두 왕자를 둔 두 사람은 보다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두 아들에게 전통적인 왕실교육을 시키려함께 노력하며 가정생활에서도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미래의 국왕과 왕비로서의 성숙한 변신을 이뤄가는 두 사람의 결혼20주년은 어떨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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