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지도 쓰레기 화재 대책 절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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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최근 들어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에서 잦은 화재가 발생, 인근주민들이 매연·유독가스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나 효과적인 화재 예방 및 소방대책이 없어 서울시 관계자들이 고심하고 있다.
총53만평에 달하는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에선 이미 10년전부터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해왔으며 올 들어서는 매일 1∼2건씩 불이 나고 있다.
특히 지난20일 발생한 산업폐기물장의 화재는 불도저 등을 동원한 진화작업에도 불구,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나흘째 계속 타고 있다.
잦은 화재의 주원인은 쓰레기가 썩으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때문.
담배꽁초 하나만 버려도 그 자리에서 불이 날만큼 난지도 전체가 메탄가스에 뒤덮여 있다.
쓰레기장 아무 곳에나 쇠파이프를 박고 불을 붙이면 파란불길이 솟을 정도여서 쓰레기장을 드나드는 트럭 운전사들이 무심코 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재활 대원들이 구리를 얻기 위해 전선을 태우다 화재를 일으키곤 한다.
불이 나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주위를 판 뒤 흙을 덮는 방법을 사용하지만 쓰레기더미 속의 불씨 때문에 완전진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서울시는 내년 후반기까지 난지도를 폐쇄한 뒤 흙으로 덮어 공원지역으로 가꾼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쓰레기더미를 흙으로 완전히 덮을 경우 쓰레기 속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때문에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난지도 폐쇄후의 관리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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