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허영호씨가 아니다. 대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이자 대전산악연맹 회장인 윤건중(54) 교수다.
윤 교수의 건강 비결은 두말할 것도 없이 등산이다. 고등학생 때 시작된 등산 경력이 거의 40년째다. 요즘도 한 달에 두세 번은 국내에서 '꽤 이름 있다는' 산을 오른다. 집 뒷산엔 매일 아침 1시간씩 발자국을 남긴다. 그는 등산이 헬스클럽보다 훨씬 건강에 유익하다고 전한다.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식물이 나쁜 세균들에 저항하려고 내뿜는 물질)를 들이마시고, 맑고 깨끗한 공기를 실컷 마실 수 있다는 것"이 등산의 혜택이란다.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 호흡수.호흡량이 증폭되는데, 이로 인해 좋은 공기가 폐 안으로 더 많이 들어온다는 것. 몸의 모든 근육을 사용하는 것도 등산의 장점이란다.
"평지만을 걷거나 달리면 평지에서 쓰는 근육만 발달한다. 등산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오르막에 사용되는 근육(종아리 뒤 가자미 근육)과 내리막 근육(무릎과 대퇴근)이 골고루 발달한다."
나이 들어서도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것도 등산의 매력이란다.
"체력.건강 상태에 적합한 수많은 산과 등반코스가 있다. 기술이 필요 없고, 남과 경쟁하지 않으니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윤 교수는 등산하면서 젊을 때 10년간 피웠던 담배까지 끊었다. 1983년 처음 히말라야 고산에 도전했을 때 6000m 높이의 베이스 캠프에서 담배 한 모금을 빨아봤는데 머리가 핑 돌고 다리에 힘이 빠졌다고 한다. 산을 타는 데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자신의 체력과 건강에 맞춰 등산시간과 코스를 선택해야 한다. 숙달된 사람은 하루 7~8시간 등산해도 별 무리가 없지만 50대 이상의 초보자라면 4~5시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60대 이상의 노인이나 무릎 관절에 이상이 있다면 내리막이 긴(계곡이 깊은) 코스를 피해야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되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워킹 스톡(산악용 지팡이)을 쓰면 관절에 부담이 적어진다."
윤 교수는 겨울 등산 시엔 ▶비상식품과 여벌의 장갑 준비 ▶보온병 지참 ▶오후 4시까지 하산할 것 등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