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인물난/내일 임명… 영남­군출신은 배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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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새 총리 제청받아 하루뒤 장관 경질
노태우 대통령은 23일 사표를 제출한 노재봉 국무총리의 후임인선에 본격 착수,24일 새 총리를 임명하고 신임 총리 제청에 의해 개각을 단행하는 절차를 밟기로 했다.
그러나 노총리의 중도하차로 집권 후반기 구상이 크게 빗나간데다 강경대군 치사사건등 일련의 사건으로 흐트러진 민심과 난국을 수습하고 타개할 적합한 인물을 찾기 어려워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관계기사 3면>
노대통령은 전면 개각의 원칙으로 ▲새 총리엔 당 및 영남 및 군출신 인사의 배제 ▲선총리 임명후 하루 늦춰 총리의 제청을 받아 임명하는 헌법절차 이행 ▲5개부처내외의 소폭 개편 등으로 정하고 새총리 대상인물들의 장·단점을 검토,빠르면 23일오후 결심을 굳혀 새 총리 임명대상자에게 수락을 권유하는 절차를 밟게될 것이라고 여권 고위소식통이 밝혔다.
소식통은 『노대통령은 새 총리가 민심수습에도 크게 기여하면서 곧 닥칠 광역선거등 향후 정치일정 관리는 물론 집권후반기의 권력누수현상에도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고 판단,이 기준에 맞는 인물을 고르느라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해 인물난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다른 정통한 소식통도 『새로 기용되는 총리는 일단 92년 봄의 총선때까지 행정부를 관리할 인물을 대상으로 삼아 원만한 성품과 여야는 물론 국민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후임에는 이홍구 주영대사·김석휘 전법무장관·최호중 부총리겸 통일원장관·정원식 전문교장관·최영철 대통령정치특보 등등 전·현직 관료와 현승종 한국교총회장·이한빈 전부총리·고흥문 전국회부의장 등 원로인사들이 검토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아직 원만한 인품의 실무총리냐,중후한 덕망의 원로총리냐는 인선기준이 확정되지 않아 양쪽 인물 모두를 검토자료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신임 총리의 제청형식을 밟아 대통령이 총리임명후 하루늦게 단행할 경질대상부처는 법무등 5개 내외며 법무장관에는 최상엽 법제처장·이수성 전서울대 법대학장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서동권 안기부장과 청와대 비서실의 경질 및 개편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일부에선 최각규 부총리의 총리기용도 한때 검토됐으나 최부총리가 내각의 경제관계장관을 통할하고 경제부처간 정책조정을 원활히 하는데 최적임자로 판정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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