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 트랜스지방 '0'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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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제과업체들이 새해 들어 앞다퉈 '트랜스 지방 제로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12월로 예정된 트랜스 지방 함량 표시 의무화에 앞서 시행되는 것이다.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지난해 자사 전 제품에서 트랜스 지방을 줄이는 데 성공해 연초부터 트랜스 지방 함량이 '0'으로 표시된 제품만 만들기 시작했다고 12일 밝혔다.

크라운 해태제과도 이런 기술을 개발해 이달 중 트랜스 지방 함량이 포함된 모든 영양 성분이 포장에 표시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랜스 지방은 음식을 더 바삭바삭하고 달콤하게 만드는 특성 때문에 그동안 대부분 과자류에 쓰여 왔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줘 고혈압.동맥경화.심장병.뇌졸중 등의 혈관 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부에선 12월부터 모든 과자 제품에 트랜스 지방 함량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롯데제과는 그동안 트랜스 지방을 줄이기 위해 TF팀을 운영해 지난해 말 카스타드.마가렛트.꼬깔콘 등 전 제품의 트랜스 지방 제로화를 실현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트랜스 지방 전문인 스웨덴 아루스칼샴연구소(AAK)와 2001년부터 트랜스 지방을 줄이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와 함께 두 회사는 트랜스 지방을 포함해 탄수화물.지방.단백질.나트륨.열량 등 각종 영양 성분을 제품 포장 앞면에 표시해 소비자들이 알아보기 쉽게 했다고 덧붙였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트랜스 지방 함유를 엄격히 제한한다. 외국 기업들도 트랜스 지방 퇴출에 동참하고 있다. KFC는 지난해 10월 미국 내 5500개 KFC 매장에서 사용하는 기름을 올 4월까지 트랜스 지방이 없는 기름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디즈니도 연말까지 미국 내 디즈니 공원에서 트랜스 지방이 들어 있는 음식을 추방하겠다고 선언했다. 맥도널드는 지난해 11월 유럽에 있는 6300개 체인점부터 트랜스 지방 함량을 크게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트랜스 지방 덜 먹으려면=식품 라벨에 표시된 트랜스 지방 함량을 꼼꼼히 살핀다. 1회 섭취 분량에 트랜스 지방이 0.5g 이상 든 식품은 기피 대상이다. 쇼트닝.마가린도 트랜스 지방 함량을 대폭 낮춘 제품이 나와 있다. 튀김 요리를 할 때는 쇼트닝보다 콩기름 등 식물성 식용유를 사용하면 좋다. 토스트.볶음밥을 만들 때는 마가린 사용량을 줄이도록 한다. 원재료 이름에 쇼트닝.마가린.정제가공유지 등 경화유를 사용했다고 표시된 식품도 되도록 구매를 줄인다.

튀김용 식용유는 너무 오래, 여러 번 반복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콩기름을 24시간 튀긴 결과 트랜스 지방이 처음보다 5~10% 증가했다는 국내 조사 결과도 있다. 부드럽고(패스트리.케이크) 고소하며 바삭바삭할수록(치킨) 트랜스 지방이 더 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김필규 기자

◆트랜스 지방=액체인 기름을 고체지방(경화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생긴다. 쇼트닝과 마가린이 대표적이다. 감자튀김과 팝콘의 유난히 바삭한 맛, 케이크의 부드러운 감촉 등이 모두 트랜스 지방 덕분이다. 트랜스 지방은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아울러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간암 등 각종 암과 당뇨병.아토피의 원인이 된다는 의심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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