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 간 이종환 실업축구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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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평양=공동취재단】남북축구가 또 한번 남과 북으로 흩어진 가족상봉을 탄생시켰다.
16일 밤10시 코리아컵소년축구대표팀이 묵고있는 평양고려호텔의 2층 회의실에서는 지난해 10월 통일축구대회 때 이회택 포철 감독이 북의 부친을 만난 데 이어 두번째로 실업축구연맹회장인 이종환(60)씨가 북에 살고있는 두 남동생을 극적으로 만났다.
지난 10일 서울을 떠나오면서부터 줄곧 가족상봉을 기대했던 이 회장은 훈련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가기 직전 1951년 1·4후퇴 때 생이별을 한 종찬(54)·종국(51)두 동생과 40년만에 재회의 감격을 나눴다.
이 회장은 이날 누가봐도 동생인 것을 금방 알 수 있을 만큼 자신을 꼭 닮은 동생 이종찬씨를 보자 『네가 종찬이냐』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고 동생들도『형님은 아직도 여전하십니다』며 두손을 덥석 잡은 채 단절의 세월만을 한없이 원망해야했다.
그러나 이들 형제들은 부친이 6·25전쟁당시 사망했고 모친 역시 지난 83년『종환이를 한번 봐야할텐데』라는 말을 남기고 운명했다는 말을 전하면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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