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9시는 뉴스 타임? 이젠 옛말

중앙일보

입력

지상파 방송의 '뉴스 전용 시간'으로 분류됐던 '저녁 9시'를 케이블 방송사들이 경쟁 시간대로 '정조준'하기 시작했다고 조선일보가 12일 보도했다.

저녁 9시는 지상파의 자존심 격인 KBS '뉴스9'와 MBC '뉴스데스크'가 포진한 시간대. 그러나 신문에 따르면 이들 간판뉴스의 시청률은 90년대 중반 25% 내외를 오르내렸지만 2006년 연평균 시청률(서울지역.AGB닐슨미디어리서치)은 KBS '뉴스9'가 18.5%, MBC 뉴스데스크는 10.1%까지 떨어졌다.

상세한 시청률 분석도 대외비다. 한 시청률조사회사 관계자는 "방송사에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메인 뉴스 시청률 분석 자료를 언론사에 공급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상태"라고 말했다.

2005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이 내놓은 '2004년도 TV 프로그램 백서'에 따르면 10 ̄40대 시청자의 선호 장르 5개 가운데 TV뉴스는 순위에 들지 못했다. 다만 50대 이상 시청자에서 'TV뉴스'는 4위를 차지했다. 남녀 시청률 상위 장르 5위를 보면 남성은 드라마, 코미디, 퀴즈, 버라이어티쇼, 뉴스 순이었지만 여성은 드라마, 코미디, 퀴즈, 토크쇼, 버라이어티쇼 순이었다.

이런 시청 특징을 반영해 케이블 방송사들은 '젊은층, 여성층'을 공략하는 프로그램을 저녁 9시에 집중 배치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개국한 tvN은 1월 개편에서 연예전문 뉴스를 편성,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녁 8시40분에 배치할 계획이다. tvN 관계자는 "젊은 시청자, 특히 20 ̄30대 여성이 타깃 시청자"라고 말했다. 영화채널인 OCN은 저녁 8시40 ̄50분 시간대에 최고 인기 범죄 드라마인 'CSI' 시리즈를 배치했다. 역시 영화채널 CGV는 미국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한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8시40분에 배치했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저녁 9시'를 지키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KBS와 MBC는 모두 "단순 사실만 전달하는 스트레이트 뉴스는 줄이는 대신 심층분석 기사를 늘리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박웅진 연구원은 "낮시간에 한 번 본 뉴스를 다시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식의 포맷은 이미 한계에 달했다"며 "메인 뉴스를 계속 저녁 9시에 편성할지 여부 등을 포함해 달라진 뉴스 소비자의 시청 행태와 생활 행태를 반영한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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