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9단 "아차차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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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이창호 9단이 악! 하고 비명을 지르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창호' 하면 신중의 대명사고 바둑판 위에서든 바둑판 밖에서든 경솔함이란 추호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인데 그에게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덜컥 수'가 나온 것이다.

이 9단은 10일 윤준상 4단의 도전을 받아 국수전 도전 5번기 첫판을 치렀다. 비록 도전자는 아직 힘이 덜 찬 신예 기사지만 이창호로서는 '국수 10연패'가 걸린 중요한 승부였다. 국면은 백을 쥔 이 9단의 일방적인 우세로 흘러갔고 이 9단은 흑이 꼬투리를 잡자고 덤빌 때마다 안전책으로 시종하며 변화를 일절 거부했다 . 해설자는 "더 이상 해볼 데가 없다. 흑이 곧 던질 것 같다"며 승부가 끝났음을 선언했다. 그런데 바로 이 대목에서 이창호의 착각이 등장했다. 흑1로 연결할 때 백2로 둔 수가 그것. 모양도 둔탁한 백2는 치명적인 자충수였고 상상하기 힘든 착각이었다. 일련의 수순을 거쳐 흑7로 빠지자 흑 전체를 잡는 게 불가능해졌다(백6 이음). 백이 A로 몰면 흑은 B로 넘어 꼬리가 살아간다. 반 토막만 잡아서는 백 대마가 못 산다. '참고도'백1의 마늘모로 아무 수가 없는 곳이었는데 이 9단이 이 같은 초보적인 수상전의 맥을 외면한 것은 실로 불가사의하다. 땀을 흘리며 당황해 하던 이 9단은 여기서 아무 말 없이 돌을 던졌고 윤준상은 행운의 1승을 올렸다. 이창호 9단이 악! 하고 비명을 지르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창호' 하면 신중의 대명사고 바둑판 위에서든 바둑판 밖에서든 경솔함이란 추호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인데 그에게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덜컥 수'가 나온 것이다.

이 9단은 10일 윤준상 4단의 도전을 받아 국수전 도전 5번기 첫판을 치렀다. 비록 도전자는 아직 힘이 덜 찬 신예 기사지만 이창호로서는 '국수 10연패'가 걸린 중요한 승부였다. 국면은 백을 쥔 이 9단의 일방적인 우세로 흘러갔고 이 9단은 흑이 꼬투리를 잡자고 덤빌 때마다 안전책으로 시종하며 변화를 일절 거부했다 . 해설자는 "더 이상 해볼 데가 없다. 흑이 곧 던질 것 같다"며 승부가 끝났음을 선언했다. 그런데 바로 이 대목에서 이창호의 착각이 등장했다. 흑1로 연결할 때 백2로 둔 수가 그것. 모양도 둔탁한 백2는 치명적인 자충수였고 상상하기 힘든 착각이었다. 일련의 수순을 거쳐 흑7로 빠지자 흑 전체를 잡는 게 불가능해졌다(백6 이음). 백이 A로 몰면 흑은 B로 넘어 꼬리가 살아간다. 반 토막만 잡아서는 백 대마가 못 산다. '참고도'백1의 마늘모로 아무 수가 없는 곳이었는데 이 9단이 이 같은 초보적인 수상전의 맥을 외면한 것은 실로 불가사의하다. 땀을 흘리며 당황해 하던 이 9단은 여기서 아무 말 없이 돌을 던졌고 윤준상은 행운의 1승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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