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핵철수 교섭/미 소 작년 봄부터/북한 핵개발 저지위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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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본 경제신문 보도
【동경=방인철특파원】 미 소 양국은 북한의 핵무기개발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주한미군의 핵철수를 둘러싼 비밀교섭을 진행시키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소식통의 확인에 따르면 이러한 비밀교섭은 지난해 봄부터 미 소 외교,국방당국의 고위관리들간에 이미 수차례 이루어졌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미국은 북한에 국제원자력에너지기구(IAEA)의 핵사찰을 수락케 함으로써 핵개발을 저지할 방침이지만 미 소간의 교섭이 진전되면 『소련의 입회하에 미국과 북한이 핵사찰 수용과 주한미군 핵철거를 흥정자료로 놓고 직접교섭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방일한 소련 공산당 간부가 일본측 관계자에게 흘렸으며 뒤이어 미국측도 국방부 간부가 일본 방위청 당국자에게 확인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일본 정부소식통은 지금까지 지난해 가을에만 두차례이상,금년들어 적어도 한차례 비밀교섭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미 소 양국이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북한은 현재상황으로 2∼3년안에 핵무장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되면 소련·중국의 김일성정권에 대한 군사적 통제가 극히 어렵게 되며 ▲북한이 핵무장하면 한국도 이에 맞서,핵무장에 나설 공산이 크며 ▲북한의 체제가 김일성 유일체제하에선 비교적 안정된 상태이나 정권이양 후에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어 이 경우 한반도가 일촉즉발의 사태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등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밝혔다.
이 신문은 최근 정보를 종합해볼때 『북한은 93년 후반에 원폭 1개분의 플루토늄을 생산,늦어도 94년 후반에는 이를 이용한 원폭을 완성시킬 공산이 극히 크다』고 관측했다.
한편 주한미군의 핵무기에 대해 일본 방위청 소식통의 분석에 따르면 『소형의 전술핵을 중심으로 약 1천발 가까이 배치되어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미 정부는 핵무기소재를 일체 공개하지 않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미 소 냉전이 끝남에 따라 해외 미군기지 축소·철거정책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형편으로 이같은 사정도 주한미군의 핵무기 철수를 두고 소련과 협의하는 배경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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