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야핑·차오훙 등 철옹성 자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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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중국의 만리장성 벽을 코리아 여자 팀이 과연 허물 수 있을 것인가.
75년 캘커타 대회 제패를 시작으로 무적으로 군림해 오며 세계 대회사상 유례없는 9연패 의 신화에 도전하는 중국 여자 팀.
10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두터운 선수 층과 이질러버·전진속공 등 끊임없이 신소재 탁구용구와 신기술개발로「탁구=중국」의 방정식을 만들어 낸 중국.
이젠 이번 대회에 약체 프랑스를 4강까지 끌어올린 왕샤오밍(왕효명), 홍콩의 차이포와·찬탄루이, 캐나다의 겅리쥐안(경려연)등 세계정상급의 선수 수출로 세계 곳곳에 중국탁구를 심어 가고 있기도 하다.
중국이 남-북 단일 코리아 팀과의 일전을 위해 준비한 카드는 무엇인가.
중국 여자 팀의 핵심은 지난해 북경 아시안게임에서 3관 왕에 올라 사실상의 1인자로 평가받는 1m50cm의「작은마녀」덩야핑(등아평).
현재 세계 랭킹 6위에 올라 있지만 탁구대에 바싹 붙어 쉴새없이 몰아치는 전진드라이브와 이질러버의 백푸시에 의한 득점 력은 단연 세계최강으로 꼽힌다.
지난 89년 도르트문트 대회에서 현정화 이분희를 연파하며 단식패권을 차지한 세계랭킹 1위 차오훔(교홍)도 역시 건재, 막강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결승에서 정공법을 택한다면 이 두 선수의 출전이 유력하나 항상 예측 밖의 선수기용으로 골탕을 먹이는 중국은 이질공격으로 까다로운 천쯔허(진자하)를 출전시킬 수도 있다.
세계 랭킹 4위의 천쯔허는 공이 짧고 낮게 깔리는 독특한 커트 성 쇼트로 상대가 구질을 파악하기도 전에 경기를 마무리짓는다.
천쯔허의 쇼트는 라켓을 옆으로 뉘어서 하는 것이 아닌 세워서 하는 것으로 전혀 공의 방향을 예측할 수 없고 변화가 무쌍, 코리아 팀이 차오훙보다 까다롭게 생각하는 상대다.
이외에도 세계랭킹 15위이지만 핌플(돌기) 러버를 이용, 전통적인 중국식 전진속공의 맥을 잇고 있는 가오쥔(고군)도 기량이 절정기에 올라 있어 그야말로 중국은 철옹성의 벽을 쌓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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