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황] 전세 수요 줄어 … 값 떨어진 곳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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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아파트 전세시장도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쌍춘년 결혼붐이 마무리되면서 전세를 찾는 신혼부부가 확 준데다 전세 대신 내집 마련에 미리 나선 경우가 많아서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에선 전세세입자를 제때 구하지 못해 시세보다 전세가격을 내리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주 서울 전셋값은 평균 0.09% 올라 2주 전(0.12%)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서초구 잠원동 아산공인 황문규 사장은 "예년에는 학군 수요 등으로 12월 말과 1월에 전세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였는데 이번 시즌에는 이상하게 전세를 찾는 수요가 없다"고 전했다. 잠원동 아파트촌에는 시세보다 1000만원 가량 전셋값을 내린 물건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강북지역은 마찬가지다. 도봉구 방학동 우성공인 이종선 사장은 "방학동 30평형대 아파트 기준으로 아파트값은 지난해 가을 시즌에 8000만원 가량 올랐지만 전셋값은 오히려 1500만원 정도 내렸다"고 말했다. 올 봄 전세 재계약을 앞둔 전세수요자들이 지난해 가을 내집 마련 대열에 뛰어들면서 일시적으로 수급 공백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성북구 길음뉴타운도 래미안 길음 3차 977가구 신규입주물량이 풀린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한 달 전보다 1000만원 가량 하향조정됐다. 전세 선호지역으로 꼽히는 성동구 행당동 일대도 전셋값 안정세가 두드러진다. 성동구 행당동 이화공인 엄정연 사장은 "전반적으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전셋값도 지난주 0.12% 오르는데 그쳐 2주 전(0.20%)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특히 군포(-0.49%).광명(-0.18%).구리시(-0.01%) 등은 약세가 뚜렷하다. 군포시 D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전세세입자를 찾지 못한 전세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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