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1연패 현대 징크스' 깨고 날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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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한항공의 보비(中)가 현대캐피탈 후인정-윤봉우의 블로킹 벽 사이로 강스파이크를 터뜨리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대한항공이 하늘 높이 날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힐스테이트 2006-2007 프로배구 남자부 경기에서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 현대캐티탈을 접전 끝에 3-2로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올 시즌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이긴 것은 2005년 2월 프로배구 출범 이후 12경기 만에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브라질 출신의 장신 공격수 보비(41점, 2m8cm)와 신영수(21점), 강동진(14점)이 좌우에서 맹타를 터뜨려 숀 루니(25점), 후인정(18점)이 분전한 현대캐피탈을 꺾었다. 이날 승리로 3승1패가 된 대한항공은 삼성화재(4승)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지난 24일 공식 개막전에서 삼성화재에 2-3으로 패한 데 이어 2패(2승)를 당하며 초반 힘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대한항공은 1세트 18-20으로 뒤지다 보비가 직선 강타와 스파이크 서브로 동점을 만든 뒤 27-27에서 강동진의 스파이크와 보비의 서브득점으로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도 듀스 접전을 펼친 양 팀은 25-25에서 보비와 강동진의 범실에 편승한 현대캐피탈이 세트를 가져가며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3세트에는 라이트에서 올 시즌 레프트로 자리를 옮긴 신영수가 빛났다. 대한항공은 22-24로 뒤졌으나 보비의 후위공격을 시작으로 신영수가 연속 3점을 몰아쳐 세트스코어 2-1로 앞섰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4세트 상대의 잇따른 범실을 틈타 17-13으로 앞선 뒤 후인정의 강타로 점수를 계속 벌려 25-16으로 세트 스코어 2-2가 됐다.

마지막 5세트. 대한항공의 응집력이 돋보였다. 초반부터 보비를 앞세워 접전을 펼치다 9-9에서 강동진의 오픈 공격과 루니의 범실로 11-9로 균형을 깬 뒤 14-12에서 신영수가 침착하게 공격을 성공시켜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은 "보비와 이영택(블로킹 5점)이 상대 루니를 잘 막아줬고, 공격에서도 보비와 신영수가 제 몫을 다해줬다"며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은 게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신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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