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새해 5일 점프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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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1월 5일 개막하는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삼성생명에서 뛸 로렌 잭슨(25)이다. 27일 밤 한국에 도착한 잭슨은 28일 오전부터 팀훈련에 참가하며 의욕을 보였다.

올 여름 WNBA 시애틀 스톰에서 평균 19.4득점(2위), 7.6리바운드(5위), 1.6어시스트를 기록한 잭슨은 미국 여자농구팀 감독들이 가장 탐내는 선수다.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 공격과 수비, 센스와 노력, 코트 안과 코트 밖에서 모두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잭슨은 WNBA의 '선수 효율성 지수(TEP)'에서 23.7로 1위에 올라 있다.

잭슨은 "시애틀 스톰에서 정선민(신한은행)과 한 팀에서 뛰었고, 많은 국제대회를 통해 제이미(박정은)와 이종애(이상 삼성생명)는 얼굴을 익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은 "국제대회에서는 너무 잘해 얄미웠는데 한 팀에서 뛰게 되니 뿌듯하다"고 했다.

그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는 명성을 더할수록 수비가 점점 더 좋아지는 점이다. 그는 "공격과 수비, 리바운드 모두가 게임이다. 이기기 위해 모든 것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센터지만 3점슛 능력도 뛰어나다. 정덕화 삼성생명 감독은 "농구 센스가 상당히 뛰어나고 웬만한 슈터보다 3점슛 성공률이 좋다"고 말했다.

그의 부모 모두 호주 농구 국가대표 출신이다. 잭슨은 네 살 때부터 농구를 했다. 잭슨은 "아버지에게 운동능력을, 어머니에게 슛 감각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농구계에서는 골밑과 외곽슛이 모두 좋은 잭슨을 NBA의 더크 노비츠키(댈러스 매버릭스)와 비교하곤 한다. 정덕화 감독은 "노비츠키는 파워포워드와 스몰포워드의 중간쯤, 잭슨은 파워포워드와 센터 중간쯤이어서 약간 스타일은 다르다"고 평했다.

잭슨은 지난해 20만 호주 달러(약 1억5000만원)를 받고 러시아에 갔으나 올해는 이보다 적은 돈(월봉 3만 달러.4개월)으로 한국에 와 호주에서 화제가 됐다. 잭슨은 "리그가 짧아 부상 염려가 적고 여러 나라를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삼성생명과 3년간 계약한 잭슨이 한국 최고의 외국인선수 자리에 오른 타미카 캐칭(우리은행)만큼 활약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골밑에는 변수가 많다. 잭슨은 "캐칭은 좋은 선수다. 그러나 나도 우승하러 왔다"고 말했다.

3점을 주기로 한 덩크슛은 "안 하겠다"고 했다. "3년 전 다리를 다친 뒤 덩크슛은 하지 않는다. 대신 다른 슛을 더 많이 넣겠다"며 웃었다.

잭슨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앞두고 호주 여자대표선수들과 누드로 단체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됐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 잡지의 수영복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잭슨은 "자선기금 모금 행사였고, 농구 이외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재미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렇다고 잭슨이 가벼운 선수는 아니다. 은퇴 후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할 계획이며 관련 공부를 하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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