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과거 만행」 현장 통해 실상 파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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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원폭 문제를 통해 지난날 일본인이 저지른 역사적 잘못을 연구해오던 일본인 여성들이 일제 침략하의 한국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 서울을 방문, 관심을 모은다.
스즈키 레이코씨 (52·일본 YWCA 히로시마 위원회 담당 간사)를 인솔자로 한 7명의 일본 YWCA 연구 여행단이 바로 그들. 일본 YWCA 히로시마 위원회·반핵 위원회 소속으로 그동안 일본에서 한국인 원폭 피해·정신대 문제 등을 연구해오던 이들은 지난날 동남아시아에 저지른 일본의 잘못을 현장을 통해 알아보는 연구 여행에 착수, 첫번째로 한국을 방문했다.
『70년 일본 Y에 반핵 모임이 만들어진 이후 중·고생에서 일반인에 이르는 전국 Y회원을 대상으로 매년 한차례씩 2박3일 과정의 「하로시마를 생각하는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을 실시해왔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의외로. 한국인 피폭자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한극인 피폭자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게 됐지요.』 스즈키씨는 말한다. 나아가 △왜 한국인 피폭자가 많으며 △왜 한국인이 일본 히로시마까지 끌려왔는지 △일본의 한국 침략 역사는 어떤 것인지 등을 한국에 직접 와서 알아보자는 것이 이번 연구 여행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 여행은 워크숍 형태로 진행되는데 4박5일의 일정 동안 △한국의 원폭 피해자 (신영수 한국 원폭 피해자 협회장) △일제 침략하의 한국 YWCA (김갑순 YWCA명예 연합위원) △한국정신대의 실상 (윤정옥 정신대 문제 대책 위원장) 등의 강의를 듣고 파고다 공원·독립기념관·광주일고·안중근 의사 기념관 등을 견학한다.
여행단 참가자 중 최고령자인 우에다 하루씨 (63·우라와 YWCA회장·반핵 위원회의원)는 『당시엔 군국주의 교육을 받아 일본의 한국 침략을 당연하게 여겼었다』면서 『과거 역사를 공부하면 할수록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나쁜 일을 일본이 한국에 했다는 것을 알게 돼 부끄럽다』고 말했다.
『평화에 도달하려면 부끄러운 과거를 철저히 알고 반성해야합니다. 일본이 어떻게 다른 나라를 침략했으며, 침략을 통해 얼마나 나쁜 짓을 감행했는지 밝히는 것은 우리 일본의 의무이기도 합니다.』고 사이트 요시코씨 (50·히로시마 위원회 위원)는 이번 여행을 통해 얻은 경험을 「히로시마…」 프로그램에 반영시키겠다고 밝혔다.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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