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야 놀자] 해외 펀드와 환 헤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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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최상길 제로인 상무

해외 펀드 투자가 늘어나면서 환율 변동 위험과 환 헤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는 국내법에 의해 만들어진 역내 펀드(On-shore Fund.이하 국제펀드)와 외국법에 의해 만들어져 수입된 역외 펀드(Off-shore Fund.이하 외국펀드)가 있습니다.

환 위험은 외화 자산에 투자하는 두 가지 펀드 유형 모두에 존재하지만 투자자가 환 위험을 직접 챙겨야 하는 경우는 주로 외국 펀드에 투자할 때입니다. 국제 펀드는 자체적으로 환 헤지를 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환 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라도 환 손실 위험이 있을 땐 알아서 헤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외국 펀드에 투자할 때라도 환 헤지를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통화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는 환 헤지를 하지 않아야 환 차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국 통화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환 헤지보다 다른 여러 측면을 검토해야 합니다.

환율 하락이 해당 국가의 경기부진 전망에서 비롯됐다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전망도 밝지 않을 것입니다. 이때는 투자 자체를 재검토해야 합니다. 그러나 다른 변수에서 비롯됐다면 환 헤지를 하는 게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때도 펀드 투자 기간과 통화가치 전망 기간이 같은지 살펴봐야 합니다. 통화가치가 향후 1년 동안 약세지만 펀드 투자 기간인 3년 동안은 보합으로 전망된다면 환 헤지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환 헤지 결정 후에도 관련 계약조건을 검토해야 합니다. 해외 펀드는 3년 이상 투자하는 경우가 많지만 환 헤지 계약은 통상 1년 단위로 갱신합니다. 이때 펀드 환매 없이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일 환 헤지 계약 갱신을 위해 펀드 환매 후 재가입해야 한다면 비싼 선취 판매수수료 등을 이중으로 물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설혹 환매 없이 환 헤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판매사라도 최초 1년간 환 헤지 계약 종료 후 연장계약을 하지 않을 때는 펀드를 환매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환 헤지는 해외 펀드만큼 복잡한 또 하나의 투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최상길 제로인 상무 (www.funddocto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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