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극장 "경사 났네"|기업서 영구 지원, 이해랑상 첫 수상, 『에쿠우스』 빅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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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극단 「실험극장」에 경사가 겹쳐 연극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첫째는 실험극장 대표 김동훈씨가 지난달 27일 (주)캠브리지 멤버스 정건영 사장과 자매결연한 일이다. 캠브리지 멤버스는 극단 측에 영구적인 지원을 약속했으며 구체적 지원 방법은 논의중이다.
극단과 기업이 자매 결연한 것은 국내 최초의 획기적인 일. 만성적인 제작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연극계에서 기업 측의 고정된 제작비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과감한 기획, 충실한 제작」이라는 작품 질 향상의 선결 요건을 충족시켜 줄 수 있음을 뜻한다.
두번째 경사는 고 이해랑씨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이해랑 연극상」의 첫 수상자가 된 것이다.
「이해랑 연극상」은 연극 배우 겸 연출가로 신극의 개척자였던 고인의 뜻을 잇기 위해 유족과 연극인들이 만든 것으로 연극 사에서 갖는 고인의 비중만큼 의미 있는 상일 뿐 아니라 부상 1천만원은 연극계에서 최고액 상금이기도 하다.
시상식은 8일 낮 12시 문예회관 대극장.
세번째 경사는 지난달 말 끝난 『에쿠우스』 공연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 극단의 고정 레퍼터리 격인 『에쿠우스』는 이미 화제작으로 자리잡은 작품이지만 지난해 9월 이후 김아라 연출 재공연은 이전보다 훨씬 많은 관객 동원에 성공한 것이다. 고정 좌석 1백20석은 물론 공연 때마다 보조의자 22개가 모두 동원되고도 모자라 서서 보는 관객까지 한 회 평균 1백80여명이 관람했다.
실험극장은 이같은 경사와 공연 성공의 여세를 몰아 4월에는 세 작품을 동시에 공연하는 저력을 과시한다.
먼저 실험소극장에서는 5일부터 마샤 노만 작 『게팅 아웃』을 한달간 공연한다. 범죄의 늪에 빠진 여자가 갱생해 가는 내용으로 KBS-1TV 『달리는 중계차』 MC인 유선애씨와 영화 배우 유혜리씨가 갱생 이전·이후의 같은 여주인공역을 각각 맡았다.
동시에 『에쿠우스』는 4월 한달간 광주 (5, 6일)·대전 (12, 13, 14일)·부산 (19∼28일)·울산 (30일, 5월1일)으로 지방 순회 공연을 떠난다. 또 「연극의 해」 개막 공연으로 선정된 『피가로의 결혼』은 대표 김동훈씨 연출로 10일부터 16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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