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일본 경제 성장률 목표치 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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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일본 정부가 2007년부터 5년간 매년 평균 3% 중반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달성하겠다는 공식 목표를 내놨다고 2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보도했다. 이는 올 7월 일본 정부가 세운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인 3%보다 높은 수준이다. 6개월 만에 목표치를 다시 올려 잡은 것은 경기가 살아나면서 일본 정부가 향후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목표치는 내년 1월 각료회의를 통해 확정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새 중기방침'에 명기될 예정이다. 'GDP 성장률 3% 중반'은 명목 기준이며, 실질 GDP는 2% 정도다. 올해 일본의 명목 GDP 성장률은 1.5%, 실질 GDP 성장률은 1.9% 정도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년 이후에도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자유화 조치를 가속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오타 히로코(大田弘子) 경제재정상은 이날 발표된 11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놓고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탈출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11월 일본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 상승했으며 전달(0.1%)에 비해서도 상승폭이 확대됐다. 그는 "가격지표를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 뒤 "디플레이션이 끝나가고 있다"고 논평했다.

아울러 같은 날 발표된 일본 실업률도 4%를 기록, 12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전달에 이어 8년래 최저치 기록을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11월 가계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줄었지만 전달(-2.4%)보다는 좋아졌다. 이처럼 일본 경제의 각종 지표가 좋아지자 영국의 투자은행 바클레이캐피털은 "내년 일본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일본은행(BOJ)은 7월 제로금리 정책을 폐지하고 금리를 0.25%로 올렸으나 이후 추가 금리 인상은 없었다.

일본은 2002년 2월 시작된 경기 확장세가 11월 현재 58개월째 이어지면서 이전 최장 경기 호황기인 '이자나기 경기(1965~70년)'를 능가하는 전후 최장의 경기 호황을 맞고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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