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특수 “그림의 떡”/경제(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비축물량 적어 납기못대/건설수주도 경쟁력 없어
중동 특수에 대한 기대가 수출부진으로 고전을 겪고 있는 국내업계에 호재로 등장했다.
수서의혹사건의 여진으로 지난주 경제쪽에서는 한보그룹 부도위기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이 사건의 여파로 새로 등장한 최각규 경제팀은 물가안정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선언」했으나 올들어 2월말 현재 소비자 물가는 3.5%나 상승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한자리수로 묶지 못하면 근로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시킬 명분을 상실,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인건비 높아 경쟁못해
○…중동 전후 복구사업을 겨냥하는 국내업계의 발걸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종합상사들은 주재원을 복귀시키고 대규모 시장조사단 파견과 함께 중동 여러 나라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전시회도 추진중이다.
업계는 전쟁피해가 가장 컸던 쿠웨이트 경우만 하더라도 특수 규모가 1천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특수에서 「우리 몫」을 차지 하는데는 갖가지 난관이 놓여 있다.
무공 현지 무역관 보고에 따르면 중동 바이어들은 많은 물량의 생필품을 한두달내에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배로 싣고가는 데만 한달 이상 걸리는 이 지역에 비축물량이 별로 없는 우리 업계로서는 납기를 맞추기가 어려워 자칫 「그림의 떡」이 될 가능성이 있다.
건설의 경우도 중동 현지의 우리 업체 건설장비가 상당부분 전쟁으로 파괴된 데다 근로자 노임 상승과 함께 인력난으로 경쟁력이 극히 낮다는 것이다.
○한보그룹 부도 위기에
○…한보그룹의 자금난이 갈수록 심각하다.
어음결제 규모는 계속 늘어 2월말 현재 5백억여원에 달했으나 담보제공 능력도 한계에 도달,은행지원이 더이상 없을 경우 부도처리가 불가피해 졌다.
한보그룹은 보유부동산을 매각,자금을 조성하겠다는 자구 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은행측은 이들 부동산의 전부가 이미 담보로 묶여있어 실효가 없다는 이유로 자구계획을 다시 마련토록 요구했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은 이번주 안에 한보그룹 처리에 대한 방침을 확정 짓는다는 계획아래 관련 은행들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한종범 경제부차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