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2006문화계] 행복·성공 신드롬…대리번역 논란 흠집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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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런 성공우화 부각은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독자들의 경향과 무관치 않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발행하는 출판소식지 '기획회의'는 '2006 출판계 10대 뉴스'중 1위로 '나만의 행복 추구'를, 2위로 '성공우화'를 꼽았다. 영화 흥행으로 인기가 더욱 상승한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비롯해 '행복한 이기주의자'(웨인 W 다이어, 21세기북스),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법정, 조화로운삶),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타샤 튜더, 윌북), '행복'(리즈 호가드, 예담) 등 '행복'을 전면에 내세운 책들이 인기몰이를 했다. 청년실업과 빈부차 심화 등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과 맞물린 이같은 추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30 여성들을 위한 자기계발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여자생활백서'(안은영, 해냄)가 30만부 가까이 팔려나갔고, 지난해 이 분야 열풍에 불을 지폈던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남인숙, 랜덤하우스)의 2권이 출간돼 인기를 이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달콤한 나의 도시' 같은 젊은 여성의 일상과 사랑 등을 그린 소설도 큰 호응을 얻었다.

하반기 출판계를 뒤흔들었던 가장 큰 뉴스는 '마시멜로 이야기'의 대리번역 논란이었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펴내는 '출판저널'은 2006 출판계 최대 이슈로 이를 선정했다. 결국 논란의 당사자인 정지영 SBS 아나운서가 진행 프로에서 중도하차하고 번역료 수익을 기부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출판문화의 도덕성에 대한 심각한 흠집을 냈다.

이밖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등 소설과 영상이미지의 결합 심화, 온라인 서점의 매출 점유율 증가 등이 두드러졌다. 한편 '기획회의'는 상위권 출판사의 베스트셀러 점유율이 지난해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점을 들어 출판의 양극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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