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잡아논 大魚'윌리엄스·홀 버릴 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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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분들 보기에는 어때요?"

프로농구 전자랜드의 유재학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부천에서 훈련을 하다가 느닷없이 기자들을 돌아보며 "제이슨 윌리엄스를 좀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 오죽 답답하면 그랬을까. 이때의 윌리엄스는 훈련 파트너인 대학선수에게도 리바운드를 빼앗기고, 쉬운 골밑슛도 자주 실패했다.

당연히 교체를 검토했지만 유감독은 결국 바꾸지 않았다. 물론 만약의 경우 새로 영입할 선수도 골라 놓았다. 하지만 골라 둔 선수는 결국 버리는 카드가 됐다. 윌리엄스가 경기당 17.3득점, 11.7리바운드를 하며 펄펄 날고 있기 때문이다.

TG의 앤트완 홀도 비슷한 케이스. 지난 시즌 "경기 흐름도 잘 못 읽고, 재주라고는 슛밖에 없다"며 데이비드 잭슨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전창진 감독은 바로 그 잭슨 덕에 플레이오프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 경험 때문에 올시즌엔 홀을 놓고 본격적으로 고민했다. 공격력은 좀 있지만, 수비와 팀플레이가 서툴렀기 때문이다.

전감독의 결론은 "조금만 더 가보자"였다. 5일까지 여섯경기를 마친 후의 결론은 "갈 데까지 가보자"로 바뀌었다. 경기당 21.7득점을 기록하며 주포로 떠오른 홀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감독은 특유의 너털웃음을 웃으며 "집에 보냈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넉살을 부리곤 한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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