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토론방] 의제: 본 의회는 '자유무역'이 '좋은 무역'이라 생각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4면

7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이 열렸던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회담장이 협상 결렬로 양측 대표단이 빠진 채 텅 비어 있다.[사진=중앙포토]

배수현 (서울 신반포중 2)

FTA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시장을 확대해 경제적 공동이익을 보고자 만들어진 국가 간 협정이다. 우리나라가 FTA 추진을 늦춘다면 세계 경제질서 흐름에서 낙오될 수 있다.

첫째, FTA를 추진하면 자유화와 개방화로 우리 산업의 모든 분야들이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예전에는 한국영화를 찾는 관객들이 많이 없었지만, 외국영화들이 직수입되면서부터는 한국영화들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

둘째, FTA는 외국인들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준다. 일본의 혼다자동차는 태국을 생산거점으로 삼고 공장을 세워 아시아인들이 좋아하는 자동차를 직접 아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렇게 외국인 직접 투자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고용창출도 따라온다.

셋째, FTA로 수입시장이 개방되면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가격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사회 모든 분야의 자유경쟁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우리 삶의 질도 높여줄 것이다.

이윤수 (서울 신반포중 3)

FTA를 체결하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 하지만 나는 이 의견에 반대한다.

먼저 FTA 찬성론자들은 개방으로 외국인 투자가 크게 늘어나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 정보화 시대에선 많은 노동력이 없어도 큰 이윤을 내고 공장에선 기계가 인간을 대신한다. 따라서 투자가 늘어나도 일자리는 늘지 않는다. 외국인 투자가 단기적 이익을 노린 투기가 될 가능성도 크다. 결국 실업률은 제자리걸음을 하며 국민경제도 피해를 볼 것이다.

둘째, FTA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 FTA는 서비스.의료.교육시장 개방을 포함한다. 경쟁력 있는 외국기업들이 들어오면 교육계는 서열화와 학비 인상, 의료계는 소비자 부담금이 증가된다.

셋째, 농업과 문화산업이 뿌리를 잃는다. 우리 농산물은 가격에 밀리고 외국 영화와 연극이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다. 이들 산업의 쇠퇴는 문화의 획일화를 불러오고 우리 정체성마저 훼손시킬 것이다.

FTA를 통해 국가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경제 주권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배

총평

수현 학생은 의견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시하려는 노력이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자료 적용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FTA를 통해 산업의 경쟁력을 키운다는 주장에 대해 한국 영화발전을 증거로 사용했다. 하지만 한국의 영화계는 온전히 '자유로운' 무역을 하지 않으면서 개방, 발전을 해온 것이고 모든 제한을 없애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투자 여건에 대한 혼다자동차의 예도 마찬가지다. 일본과 태국은 FTA 협정을 맺고 있지 않지만 혼다는 그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증거를 사용할 때 그 정확성과 적합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 근거인 상품 다양화를 통한 국민의 삶의 질 상승에 대한 내용은 첫째 근거에 대한 추가 설명일 뿐이다. 두 가지는 함께 제시하는 것이 논리적이다.

이윤수 학생의 의견은 주장이 뚜렷하며 근거 제시의 노력이 보인다. 하지만 증거 자료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공장은 인력이 거의 필요 없다' '외국인 투자는 단기적 이익만을 노린다' '소비자 부담금이 증가한다' 등의 주장은 근거 내용을 증명하는 연구자료나 사례가 있는가. 있다 해도 한국의 현 상황을 설명하기에 적합한가. 아무리 훌륭한 의견이라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조슈아 박 한국토론협회장.광운대 교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