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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독서가이드] 감상문 작성해 '진짜 내 책'으로 만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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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방학이 시작될 무렵, 고1인 소민이는 한 학기 동안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책 한 권을 제대로 읽을 수 없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소민이는 학교 도서관을 찾아 평소 교과시간에 언급됐던 '과학 콘서트' '21세기 지식경영'과 같은 책을 10여 권 빌려 방학을 시작하게 됐다. 방학이 끝나갈 무렵 필자를 만난 소민이는 웃으며 네 권 정도 읽은 것으로 만족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민이에게 네 권에 대한 독서 감상문을 간단히 적어 오도록 했다. 소민이의 감상문에 몇 가지 조언을 덧붙이고, 땀 흘리며 보낸 그 여름의 열정이 기특해 소민이 부모님께 소민이의 독서활동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간단한 편지글을 적어 보냈다. 올 겨울 소민이는 좀 더 성공적인 독서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무엇을 읽을까=독서의 영역을 보통 교양독서, 교과독서로 나누는데, 요즘은 오락독서 혹은 매체독서(신문. 잡지.만화.영화 등)까지 포함시키고 있다. 교양독서는 자신의 교양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관심 분야의 도서를 읽는 것이고, 교과독서는 학교 교육과정 속에서 배경지식을 확장시킬 수 있는 독서다. 매체독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인데, 그 속에서 유용한 의미들을 뽑아 정리해 둘 수 있다면 무엇보다 활용도가 높은 방법이다. 따라서 40여 일간의 방학 동안 내가 읽을 책의 비율을 교양독서.교과독서. 매체독서로 적당량씩 잡는다면 균형 잡힌 독서계획이 된다.

무엇을, 얼마나 읽을 것인가에 대해 한 가지 더 권하고 싶은 것은 신토피컬(syntopical) 독서 방법이다. 신토피컬 독서는 '동일 주제에 대해 2종 이상의 책'을 읽는 것인데, 독서연구가들은 이 신토피컬 독서를 최상위 수준의 독서라고 한다. 예를 들면 '전쟁'이라는 주제를 잡아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 ▶전쟁에 관련된 역사서 ▶전쟁의 사회심리학적 의미를 밝힌 사회과학서 ▶전쟁 영웅의 평전이나 전술전법 해설서 등을 읽는 것이다. 한 주제에 관련해 다면적인 접근이 가능한 신토피컬 독서법에 도전한다면 주제에 한 발짝씩 다가갈수록 독서의욕이 더 생겨 처음의 목표량을 초과하는 희열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실천할까=막연히 책을 읽는다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어떤 형태로든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요약, 감상 등을 기록해봐야 한다. 흔히들 독서는 좋은데, 독서 감상문 쓰기가 싫어 독서활동이 싫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점만은 양보할 수 없다. 그러니 생각을 바꿔야 한다. 왜냐하면 사고는 표현을 전제로 할 때 다듬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를 하면서 가졌던 의문점도 좋고, 느낌도 좋다. 이해하기 힘들었다면 왜 이해하기 힘들었는지 한두 문장 정도로 적어도 좋다. 독서를 한 뒤 감상문을 씀으로써 우리는 책의 내용을 한번 더 상기해보고, 자신의 생각을 다듬어 간다. 이 과정이 바로 독서의 내면화 과정이므로 반드시 해야 한다. 처음 독서 계획을 세울 때 읽을 책의 수량을 정하지 말고 작성할 감상문의 수량을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계획의 설계와 실행과 점검이 모두 독서자 자신이기만 하다면 그 계획은 성공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주위 사람들로 하여금 내 독서계획의 점검자가 해 주기를 요청해 보라. 감상문의 양적인 성과에 질적인 성과를 더하고 싶다면 선생님의 도움도 유용하다. 내 감상노트에 선생님의 조언이 덧붙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친구들과 내기를 해도 좋을 듯하다. 친구는 협력과 경쟁이 늘 함께하는 사이이기에, 마음 맞는 친구들과 더불어 독서동아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동승희 부산 내성고 교사


<중학생 권장 도서>

◆세계문학 ▶목걸이(모파상, 신원문화사)▶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루이스 세플베다, 바다출판사)▶다시 읽는 50가지 유명한 이야기(제임스 M 볼드윈, 인디북)▶마법의 수프(미하엘 엔데, 보물창고)▶몽테크리스토 백작(A 뒤마, 청목)▶반 고흐, 영혼의 편지(빈센트 반 고흐, 예담)▶사금파리 한 조각(린다 수 박, 서울문화사)▶생의 한가운데(루이제 린저, 문예출판사) ▶선물(스펜서 존슨, 랜덤하우스중앙)▶세계지도로 역사를 읽는다(다케미쓰 마코토, 황금가지)▶진주귀고리 소녀(트레이시 슈발리에, 강)▶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미치 앨봄, 세종서적)

◆한국문학 ▶사씨남정기(김만중, 신원문화사)▶가려 뽑은 삼국유사(최선경, 현암사)▶가시고기(조창인, 밝은세상)▶고전 읽기의 즐거움(정약용 외 ,솔)▶꺼비딴 리(전광용, 을유출판사)▶내 사랑 사북(이옥수, 사계절)▶도요새에 관한 명사(김원일, 문이당)▶따뜻한 학교1,2(김옥수, 인간과자연사)▶멀리가는 향기(정채봉, 샘터)▶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행(김하 엮음, 뜻이있는사람들)▶손가락에 잘못 떨어진 먹물 한방울(조현설, 나라말)▶열여섯의 섬(한창훈, 사계절)▶잡초는 없다(윤구병, 보리)

?인물(위인전) ▶바다와 세계를 제패한 해신 장보고(이상인, 이룸)▶박수근(오광수, 시공사)▶백남준 그 치열한 삶과 예술(이용우, 열음사)▶사흘만 볼 수 있다면(헬렌 켈러, 산해)▶야생의 순례자, 시튼(시튼, 달팽이)▶연암 박지원(배봉기, 산하)

◆학습도서 ▶136과학 이야기(전국과학교사모임, 도리)▶3일 만에 읽는 수학의 원리(고바야시 미치마사, 서울문화사)▶5교시 국사 시간(윤종배, 역사넷)▶고전소설 속 역사기행(신병주.노대환, 돌베개)▶과학공화국 생물법정(정완상, 자음과 모음)▶과학의 즐거움(알베르 자카르, 궁리출판사)▶국악 이렇게 들어보세요(송혜진, 다른세상)▶네모의 책(니콜 바샤랑 외,사계절)▶논리의 미궁을 탈출하라(좌백, 랜덤하우스중앙)▶더불어 숲1(신영복, 중앙M&B)▶엉뚱한 생각 속에 과학이 쏙쏙(손영운, 이치)▶연극이 희희낙락(명로진, 김영사)▶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수학상식 68(정규성, 인화)▶하리하라의 과학 블로그(이은희, 살림)▶화첩기행1(김병종, 효형출판)

<고등학생 권장 도서>

◆과학 ▶굶주리는 세계(프랜시스 라페, 창작과 비평사)▶과학으로 세상보기(양형진, 굿모닝미디어)▶기후와 역사(H.H.램/김종규역, 한울)▶남극 탐험의 꿈(장순근, 사이언스북스)▶더워지는 지구, 얼어붙는 지구(아트벨, 아르케)▶부엌에서 알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의 과학(사마키 다케오 외, 휘슬러)▶생명의 파노라마(말론 호아글랜드, 황현숙 옮김)▶아름다운 바다(앤드루 바이어트.김웅서 옮김, 사이언스북스)▶알고싶은 과학의 세계1,2(리처드 플레이이스트, 문예출판사)▶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세종연구원)▶영화 속에 과학이 쑥쑥(최원석, 북스힐)▶요리로 만나는 과학 교과서(이영미, 부키)

◆사회 ▶대중문화의 겉과 속1(강준만, 인물과 사상사)▶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최순우, 학고재)▶세계 문화기행(이희수, 일빛)▶괴짜 경제학(스티븐 레빗, 웅진닷컴)▶21세기를 바꾸는 교양(홍세화 외, 한겨레신문사)▶디자인이 만든 세상(헨리 페트로스키, 생각의 나무)▶모형 속을 걷다(이일훈, 솔)▶미국 밖에서 새로운 질서를 찾는 지도자들(송기도 외, 인물과사상사)▶박물관 영화를 유혹하다(이보아, 미래의 창)▶빌 게이츠@생각의 속도(빌 게이츠, 청림출판)

◆인문 ▶국어의 풍경들(고종석, 문학과 지성사)▶인간의 힘(성석제, 문학과 지성사)▶ 꿈의 도시 꾸리찌빠(박용남, 녹색평론사)▶나는 공부하러 박물관 간다(이원복, 효형평론사)▶사람풍경(김형경, 아침바다)▶ 카네기 인간관계론(데일 카네기, 페이퍼하우스)▶간디 평전(제프리 애시, 실천문학사)▶책문(김태완 외, 소나무)▶교양인이 되기 위한 즐거운 글쓰기(루츠 폰 베르더, 들녘)▶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열린책들)▶나마스테(박범신, 한겨레신문사)▶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김구, 지성출판사)

제공:부산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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