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자적한 청빈의 자유를 생각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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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우리의 근본규범과 가치 그리고 질서의식들이 통째로 무너지고 있다.
옳고 그르고 자제하고 양보하는 원칙과 미덕은 사라진지 오래고 거의모든 국민들이 이 끝에 매달려 사리사욕에 함몰해 있는것이 현재 우리들 모습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최근 수서 주택조합 특별분양 사건에서 나타난 인간의 탐욕과 의과생(한의·치과)들의 재시험 요구에서 보여준 이기주의 등에서 우리사회가 겪고 잇는 상황들이 과도기의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점점 몰락해 가는 이면을 나타낸 것이 아닌지 염려스럽다.
이 사회에 묵묵히 열심히 일하려는 자가 줄어들고 있고 사회풍조가 이에 밝지못하면 바보로 취급되는 상황에서 누가 힘든 일을 하려고 하고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려고 하겠는가. 공식적인 통계를 보더라도 제조업의 평균임금이 50여만원인데 서비스업종의 평균임금은 80여만원인데서도 오늘의 상황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주택조합이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 엄청난 불로소득(거의2∼3배)의 원천이 되고있는 마당에 그 누가 성현군자라고 여기에서 발을빼고 양보할 수 있겠는가. 무자격자도 특권과 압력을 이용해 가입하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기까지 한 것이다. 의대생들의 재시험 요구도 우리사회의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잘 나타낸 것이다. 자기들이 붙을 때까지 계속 시험 보자는 것이 아닌가. 그들도 상대적으로 이전 사람들에 비해서는 불이익을 당했다는 심정일 것이다.
그 무엇이, 누가 이 엄청난 극단적 이기주의, 집단적 탐욕을 억제할 수 있겠는가. 본인부터 그러한 특혜나 이를 찾고있는 마음이 있지 않은가.
청빈한 어른이 사회 푯대가 되지못하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탐욕에 매이지않고 자유로운 삶을 사신 성자들의 삶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을 반성해야 하고 그 동안 무수한 식자나 논객들의 단골이었던 「제도적 근본대책」이라는 말에 식상해 있는 지금 유치하게 들리겠지만 개개인이 가슴에 손을 모으고 하늘의 유유자적한 구름과 강물의 말없는 흐름과 저 들판의 넉넉한 바람의 얽매이지 않은 단순한 삵이 주는 청빈의 자유를 한번 생각하자. 박태봉<경기도 광명시 철산주공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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