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처 불분명 8백45억 밝혀/감사원 한보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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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보그룹의 자금운용·탈세여부를 집중 조사하고 있는 감사원은 10일 한보가 사용처를 밝히지 않는 8백45억원의 자금을 조성한 것을 확인하고 이를 추적하고 있다. 감사원은 또 한보가 1백28억여원을 탈세하고 4백18억원을 금융여신 운용규정을 위반해 사용한 혐의도 캐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보주택과 한보철강은 89년 특혜분양된 수서지구 땅 4만7천7백10평을 평당 58만원인 2백79억원에 매입,26개 주택조합에 평당 1백48만원씩인 7백6억여원에 매각(89년 12월20일)했으면서도 이를 2백79억원에 판 것으로 허위신고해 차액 4백27억여원에 대한 각종 세금을 포탈했다는 것이다.
신고차액에 대한 법인세·특별부가세·방위세 탈세액은 1백28억여원으로 추정되며 문제의 차액 4백27억여원의 행방이 바로 의혹의 대상이다.
감사원은 또 한보주택·철강·종합건설 등 3개사가 87년 서울 개포동소재 비업무용 땅 16만1천8백18평방m(5만여평)를 팔아 갚는다는 조건으로 조흥·상업·서울신탁은행 등에서 대출받은 5백81억원의 기업정상화자금중 4백18억원을 정태수 회장의 개인기업인 한보상사에 유출시키고 한보상사는 이를 다시 정회장 개인에게 빌려주는 형식으로 빼돌렸음을 확인했다.
정회장은 이 4백18억원으로 서울 등촌동·가양동 및 수원시 하동·경기도 기흥 등지에 1백68억원 상당의 토지를 매입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그밖에 수서지구·부산 사하지구·충남 당진 등지에 소유하고 있는 땅도 이 돈으로 샀는지 여부를 추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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