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아이 성장판·골연령 검사 겨울방학이 체크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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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방학이 되면 부모의 관심도 높아지는 시기다. 학기중 시달린 아이에게 방학기간 그동안 미루었던 건강챙기기를 염두에 둘 때가 됐기 때문이다. 그것도 또래보다 유달리 작은 키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라면 우선 성장치료에 눈을 돌리게 된다.
중앙일보 프리미엄은 방학을 앞두고 부모들이 고민하고 있을 아이의 성장치료에 대한 진단을 3회 연속 시리즈로 준비했다. 전문한의사 3명의 조언을 통해 키작은 아이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한다. 첫 조언자로는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이 나섰다.

중앙일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06년 한국인의 평균신장은 남자 172.5㎝, 여자 159.1㎝로 조사됐다. 경제력·사회복지 등에서 우리에게 뒤쳐져있는 북한의 평균신장(남 165.6㎝, 여 154.9㎝)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한민족이면서도 '인종'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까지 곁들였다. 신장의 사회학이다. 사회·경제적 조건과 맞물려 키는 더 클 수도, 덜 클 수도 있다는 소리가 된다. 인간의 신체적 특성인 키가 단순히 유전적으로, 선천적으로 판가름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에겐 꿈이 많다. 각종 매체에서 접하는 서구화된 외모상에 길들여지다 보니 그만큼 욕구도 커진다. 자료를 보면 고3 남학생의 평균키가 171.9㎝, 여학생이 160.1㎝다. 과거와 달리 상당히 체격이 개선된 결과다. 하지만 남·여학생들의 희망은 다르다. 남학생이 원하는 신장의 평균은 181.2㎝, 여학생은 169.2㎝다. 실제와 꿈과는 무려 9.1~9.3㎝의 격차가 벌어진다.
이 지점에서 우리 아이들은 갈등한다. 실제와 꿈 사이의 간극 때문에 고민할 정도라면 다행이지만 그것도 평균치보다 훨씬 못 미치는 '작은' 체구라면 스트레스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숏다리'란 닉네임으로 괴로워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도 피폐해지기 쉽다.

갈등을 해결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키가 단순히 숫자에 불과하다면 다행이지만 평생을 안고 살아가야 할 고민거리라면 영어학원, 미술학원에만 매달릴 때가 아니다. 지금 당장 성장클리닉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기원 원장의 주문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것이다.
방학은 아이들의 키를 키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학기중과 달리 성장을 막는 학업스트레스, 수면부족 등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어서다. 이 때 부모가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태도를 바로잡아준다면 아이들은 기대이상으로 키가 자랄 수 있다. 거르기 쉬운 아침식사를 챙겨준다거나 잠자리 스트레칭 등 키크기 체조를 도와주는 것 등이 예다.

무거운 가방의 하중을 이기지 못해 가슴부위가 반대방향으로 휘면서 척추가 기형적인 S자로 변하는 척추만곡증, 학업스트레스로 위산이 과다 분비돼 나타나는 소화장애, 목과 등 근육이 뻣뻣하게 굳어진 채 스트레스와 겹쳐 생기는 성장호르몬의 분비감소. 모두 공부에 찌들린 아이들의 고민이고, 그 결과는 작은 체구로 나타난다.
그런 고민이 시작될 때 방학을 이용, 성장클리닉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력·성장판·골연령 검사를 통해 아이의 성장장애 문제를 우선 알아내야 한다.
방학은 또 비만에 대한 문제해결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박 원장은 "비만 아이의 경우 성장판이 체중으로 무겁게 짓눌려 성장장애를 일으키고, 또 성호르몬의 분비촉진으로 사춘기가 빨라져 결과적으로 조기성숙하게 되면 최종 신장은 작아지는 결과로 나타난다"고 충고했다.
박원장은 "무조건 '잘 먹으면 잘 크겠지'라는 생각이 아이들의 비만을 초래한다"며 "자녀들의 흐트러진 습관을 바로잡고, 식이조절과 적당한 운동으로 미래의 키를 키울 수 있는 시기가 이제 시작됐다는 마음의 준비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양성철 기자
◇박기원 원장
원광대 한의대 졸·의학 박사
현 서정한의원 원장
02-515-8585
www.seoj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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