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중앙급전소 전력공급 조절하는 "사령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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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걸프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절약의 필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그동안 저유가 시대에 길들여져 온 낭비적 에너지 소비 행태가 산업·사회 각 부문에서 문제로 되고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걸프사태가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전화위복으로 됐으면 하는 기대도 적지 않다.
우리의 에너지 사정은 근년들어 계속된 수요급증 현상으로 벌써부터 비상이 걸러온지 오래다.
그나마 현재 건설중인 전력증대 시설도 오는 93년에야 가동이 가능해 2천1백만㎾규모인 현재의 발전시설로 버텨 나가야 한다.
이미 지난 12월께부터 전력 예비율이 적정선(15%)을 크게 밑도는 5%내외 수준까지 떨어져있는 상대다.
이같은 추세로 가면 냉방 전력수요가 몰리는 올여름에 가서는 예비율이 3%수준까지 떨어져 웬만큼 큰 발전소가 하나 불시에 멈출경우 전력부족 사태가 생길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의 전력공급 사령탑격인 한전의 중앙급전지령소는 이러한 위기의식을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는 현장.
전국 62개 발전소, 8꺼 대형변전소들을 직접 연결, 순간순간의 수급상황을 파악해 각 발전소의 출력 및 가동을 조절하느라 요즘도 담당요원들은 말리는 긴장」속에 지낼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한전 중앙급전소는 특히 걸프전쟁이후 기름연료절약을 위해 41기(설비규모 총 99만㎾)의 경유발전소를 끄는 등 그동안 20%정도 발전공급을 담당해온 기름발전소의 가동을 줄이고 나서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다행히 전쟁발발 이후 대형 네온사인 사용금지, 가로등 격등제, 실내 난방온도 낮추기 등의 절전조치로 요즘 많게는 하루 수십만㎾까지 수요가 줄어들어 한숨 돌리고 있기는 하다.
절전이야말로 최선의 에너지 정책임을 실감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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