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 연국무대 창작극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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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올들어 연극계에는 신작공연 가뭄속에 지난해에 인기 있었던 작품들의 재공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일부 번역극들이 새롭게 선보이고 있으나 수작이 없으며 창작극은 한편도 무대에 오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극단인 「실험극장」이 지난해 창단 30주년 기념으로 리바이벌했던 대표작 『에쿠우스』를 지난해말부터 1월까지 재공연하고 다시 2월말까지 연장공연중이며 「산울림」도 지난해 소극장개판 5주년 기념으로 리바이벌했던 『위기의 여자』를 지난해말 재공연한뒤 다시 연장공연 중.
「자유」도 창단 25주년을 맞아 지난해 리바이벌 공연했던 대표작 『대머리 여가수』를 7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기념공연중이다.
이밖에도 주목할만한 공연은 모두 재공연이다.
뮤지컬 『베를린이여 안녕히』(원제 카바레)도 이미 여러차례 공연됐던 화제작으로 극단「광장」이 세번째 재공연으로 12일부터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최고 화제작 『그것은 목탁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극단 민예)는 1월 한달간 재공연을 마친 뒤 다시 재공연을 요청 받았으나 해외공연으로 국내공연은 연기됐다.
극단 「전망」의 화제작 『표류하는 너를 위하여』도 10일부터 아트센터 「보림」의 개관기념공연으로 재공연된다.
이같은 화제작들의 재공연·재재공연 덕분(?)에 일부 번역극 신작공연에 관객이 몰리고 있다.
최근 신작공연이라 할 수 있는 번역극은 『로젤』과 『리타 길들이기』.
두 작품 모두 작품성면에서 크게 평가받지 못하고 있으나 매회 공연마다 객석이 꽉 찬다.
대부분 연극 애호가들이 좋은 신작이 없어 「번역극이지만 신작」을 보기위해 모여들기 때문.
이들 두 작품은 한 착한 소녀가 창녀로 타락하는 과정(로젤), 점잖은 교수와 말괄량이 젊은 여자와의 해프닝(리타 길들이기)과 같은 다소 선정적인 내용이라 작품성과 관계없이 관객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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