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로 얼룩…발트3국 "독립열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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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세계의 이목이 걸프전쟁에 집중된 사이 소련은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발트해 3국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다. 공정부대와 내무부산하 최정예 부대인 「검은 베레」를 투입한 이번 사태로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서는 19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으며, 이들 공화국시민들의 오열과 항의 속에 연일 반소시위가 계속되고있다. 한편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 대한 유혈탄압에 항의하는 국내외의 여론에 대해 『자신은 사정을 전혀 몰랐다』고 발뺌하는 한편 이번 사태의 조사를 약속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이와 같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소련군은 이들 공화국에 대한 무력탄압을 계속 자행하고 있으며 오는 2월1일부터는 군경합동으로 장갑차와 중무장화기를 동원한 특별순찰을 전 구성공화국의 수도에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공화국에 대한 유혈탄압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는 보리스 푸고 내무장관을 계속 유임시켜 소련이 「제도화된 독재국가」로 회귀하지 않느냐는 우려를 증대시키고 있다. 한편 발트해 연안국가 지도자들은 소련군의 탄압이 이들 국가의 독립열망을 꺾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계속해 투쟁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또한 이번의 사태에 불안감을 갖고 있는 몇몇 공화국들은 러시아공화국과 연합해 공화국간 상(♀방위를 원조하기로 하는 방위조약체결을 시도하고 있어 소련의 민족분규·독립요구 시위는 연방의 분열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연방정부와 새로운 갈등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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