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코아줌마」도우러온 미 흑인 인권변호사/프랭크 딜씨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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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다국적기업횡포 미서 첫 심판/“4월께 좋은 결과 있을 것”자신
『한국피코 노동조합의 체불임금 및 피해보상청구소송은 제3세계에 진출한 미 다국적기업이 현지에서 맺은 계약 위반으로 미국법원의 심판을 받게되는 첫 판례가 될 것입니다.』
「피코 아줌마」들의 도미 원정투쟁으로 잘 알려진 경기도 부천시 한국피코노조(위원장 유점순·37·여) 소송을 맡은 미 헌법권리옹호단체(CCR) 프랭크 딜 변호사(38)가 19일 오후 6시30분 유나이티드항공 807편으로 한국에 왔다.
『한국피코가 89년 노조측과 맺은 단체협약 등 증빙문건을 검토하고 증인채택을 위해 노조원들을 만날 계획』이라는 딜 변호사는 흑인으로 79년부터 CCR에서 일해온 인권·노동전문 변호사.
미국의 노동·인권단체 및 개인헌금 등으로 운영되는 CCR는 미 전역에 70여명의 회원변호사들을 갖고 있으며 헌법에 보장된 인권침해사례를 찾아 법률적 도움을 주고 있는 민간단체다.
딜 변호사는 자신의 방한이 한국피코노조의 소송이 갖는 의미와 함께 승소가능성을 대변해주는 것이라고 밝힌다.
안테나 부품생산업체인 한국피코가 89년 조합원 등 한국근로자 2백94명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불하지 않은채 미국으로 철수하자 유위원장 등 「피코 아줌마」들은 지난해 두차례에 걸쳐 대표단을 미국으로 보내 단식농성 등 원정투쟁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CCR는 피코노조를 도와 지난해 7월12일 미시러큐스 연방법원에 피코 본사를 상대로 1백만달러이상 체불임금 등의 지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진행해 왔다.
『한국 피코노조는 물론 제3세계 다국적기업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딜 변호사는 4월께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한다.<권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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