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 이리 오라』(분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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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슬람교인들은 그들의 교주 마호메트를 지극히 숭앙하지만 그들의 종교를 서양사람들이 마호메트교라고 하는데는 불만이다.
이슬람교는 어디까지나 하느님을 중심으로 하는 종교이지 인간 마호메트를 숭배하는 종교는 아니라는 것이다. 마호메트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도했을 뿐이다.
이슬람은 살람(Salaam)이라는 어원에서 나온 것으로 그 실제적 의미는 『인간이 하느님에게 정복되었을 때 진정한 평화가 온다』는 뜻이다.
이슬람의 신학적 근본개념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그것과 거의 비슷한데 그중 가장 중요한 점을 네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것은 알라(신),창조,인간,그리고 심판의 날이다.
아랍인들은 하느님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이 없다. 사막을 돌아다니다 보면 밤사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모든 것을 휩쓸어 가는 체험을 흔히 하기 때문이다.
이슬람교에는 다섯 기둥이 있다. 첫째는 이슬람의 신조고,둘째는 기도며,셋째는 사랑,넷째는 금식,다섯째는 순례다.
그래서 알라신을 유일 절대신으로 숭배하는 이슬람교는 계율이 다른 어느 종교보다 엄격하며 승속의 차이를 두지 않는게 특징이다.
그 이슬람교의 교조 마호메트에게 이런 일화가 있다.
그가 포교를 막 시작할 무렵 신도들이 그에게 모세나 그리스도처럼 기적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그것은 사파산을 옮겨보라는 주문이었다. 마호메트는 그런 행위는 신을 시험하는 것이라 신의 노여움을 산다고 거절했다. 그러나 신도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마호메트는 하는 수 없이 사파산을 향해 『산아 이리로 오라』하고 명령했다. 하지만 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마호메트는 신도들에게 태연히 『산을 기리도록 하리라. 만약 산이 내게로 온다면 우리는 모두 짓눌려 버리고 말리라. 내가 스스로 산으로 가서 자비로우신 신을 기리리라』고 말했다.
비록 궤변이기는 하지만 한 종교의 교조가 되려면 이 정도의 자기합리화 내지 임기웅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늘 페르시아만전쟁을 일으켜 수많은 인명과 재산을 잃게한 후세인은 이 다음 무슨 말로 자기입장을 변명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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