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재미교포 의사의 자전소설『3일의 약속』드라마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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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4후퇴 때 단신월남, 이산가족이 된 재미교포 의학박사의 자전적 소설『3일의 약속』이 KBS-2TV에 의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
전쟁이 터지며 3일 후에 돌아오겠다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미국으로 흘러 들어간 정동규 박사와 그의 가족에 비친 굴절된 삶음 통해 분단극복을 위한 조국의 본질을 조명해본다는 게 이 드라마의 전개 방향이다.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극화한 준 다큐드라마인 이 작품은 분단이후 줄곧 계속돼온 이데올로기에 집착하지 않고「어머니로서의 조국」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돼있어 이산가족의 아픔과 참모습을 그려나갈 계획이다. 자신들이 접하기 어려운 색다른 얘기를 좋아하는 미국출판계에서 화제가 됐던 이 책은 미국일간지에도 소개되어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제작진의 전언이다.
한 맺힌 세월의 오랜 수소문 끝에「보고픈 어머니」를 찾아 수년 전 방북하기도 했던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대신 북한에 생존한 누나·여동생 등 피붙이들과 짙은 혈육의 만남으로 꿈에도 그리던 어머니와의 상봉을 대신해야 했던 비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소설의 본뜻대로혈육의정을 강조하는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우리 모두의 아픔인 이산가족 얘기를 한 개인의 삶을 통해 비춰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무거운 주제임에도 다른 어떤 작품보다 상당히 솔직한 표현으로 끌어간 소설구성방식과 내용이 찡한 감동을 가진데 감명 받았다는 제작진의 공통된 말이다.
4월말부터 현재의『붉의 나라』후속프로로 방송될 이드라마는 55분 짜리 50회분으로 나가며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집안의 생계를 위해 아버지를 따라갔던 하얼빈 등 중국과 세인트루이스·뉴욕 등 미국 현지촬영과 함께 고향 함경도의 산간벽촌이 오픈세트로 꾸며진다.
주인공으로 정욱(장년시절 분)이 나오며 김청·현석·박혜숙·나한일·유동근 등 중견탤런트들의 연기도 눈 여겨 볼만 하다는 게 제작진의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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