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만 개전이후의 유가·해운(경제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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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유가 한때 폭등후 40불선될듯/백만배럴 부족… 심리적 충격이 문제/유조선 운임하락,일반 화물은 상승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세계 각국은 석유부족을 그다지 느끼지 않을 것이며,심리적 충격에 따른 일시적 상승현상을 보일 것이나 유가는 배럴당 40달러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석유전문가들은 전쟁시 국제원유 공급량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하루 3백만배럴이 줄어드는 것외에 다른 산유국의 생산이나 해상수송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의 현 산유량은 하루 8백만배럴로 페르시아만 위기전보다 3백10만배럴이 더 많다.
여기에 페만 위기후 석유수출기구(OPEC)의 1백50만배럴 증산 등 이라크·쿠웨이트 차질분을 메우고도 2백만배럴이 증산되고 있다.
따라서 사우디의 3백만배럴 손실은 위기전보다 하루 1백만배럴 정도 적어 위기발생 직후 이라크·쿠웨이트 손실분 4백50만배럴에 비해 훨씬 적다는 것이다.
또 위기후 산유국들의 증산분이 해상등지(사우디아라비아·이란)에 비축되어 있거나 장기계약자들에게 수송중에 있고 미국을 비롯한 소비국들의 소비절약과 비축량 증대 등이 하루 1백만배럴의 부족을 쉽게 메울 것으로 보고있다.
이와 관련,미 아모코석유사의 데오도어 에크 수석경제연구원은 『문제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충격과 당황』이라고 말하고 있고 가브리엘 카그리알리 이탈리아 국영석유회사 사장은 전쟁이 1∼2개월 지속되면 심리적 요인에 의해 유가는 배럴당 60달러,6∼9개월 계속되면 배럴당 80달러로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어떤 형태로든 페만위기가 끝나고 이라크와 쿠웨이트가 석유생산에 나서게 되면 하루 약 5백만배럴이 과잉 공급돼 유가는 급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욕 사이러스 로렌스투자회사의 찰스맥스웰 부사장은 『위기가 해소되면 국제유가는 단기간의 조정기간을 거쳐 급락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그 이유로 ▲위기후 증산에 나섰던 산유국들의 기득권 주장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손실보전을 위한 증산경쟁 ▲사우디의 세계 석유시장 지배를 위한 하루 1천만배럴 증산계획 등을 들었다.
이후 유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견해차가 나긴하나 대체로 배럴당 10∼18달러선이 예상되고 있다.<뉴욕=박준영특파원>
페르시아만지역에 전쟁가능성이 매우 높아지자 세계 해운업계,특히 유조선업계는 초긴장상태에 들어갔다.
과거 중동사태때 오히려 호황을 누렸던 것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해운산업연구원(KMI)이 15일 분석한 세계해운경기 전망에 따르면 전쟁이 터질경우 원유공급시장의 붕괴로 해상물동량이 크게 줄어들어 대형 유조선 운임은 떨어지고 일반화물은 각국의 사재기등 가수요 때문에 단기적으로 증가한 후 1년후부터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유조선시장의 경우 과거 20년 동안 중동분쟁 때마다 세계 각국이 원유비축을 늘려나가 선박의 수요는 늘어난 반면 이용 가능한 선박은 줄어들어 처음 6개월동안 운임이 50%이상 급등하는 등 오히려 호황을 누렸었다.
그러나 1,2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각국이 석유의존도를 낮춘데다 주요 석유수입국들은 평소에도 3∼4개월분의 원유를 비축해두고 있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 페만지역에서의 원유물동량이 감소했었다.
또한 전쟁이 일어나면 이라크·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의 유전시설 피해가 예상돼 전쟁이 미국측의 승리로 끝나더라도 페만지역에서의 원유공급은 단기간에 걸쳐 다소간의 차질이 예상된다.
따라서 20만t 이상급 대형 유조선의 운임은 큰 폭으로 떨어져 유전시설 복구에 필요한 최소 6개월∼1년 이내에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철광석·석탄 등 주요 원자재의 경우 과거 석유파동 직후 약 1년간은 원자재의 비축증가 등 가수요로 인해 물동량이 증가한 후 2∼3년 후에는 세계 경제성장의 둔화에 따라 해상물동량이 격감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이와 같은 양상은 이번에도 제3차 유가파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반화물의 경우 개전직후 1년까지는 원자재 조기 확보심리로 물동량이 다소 늘어난 후 92년부터는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된다.<손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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