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15일 자정이후 언제든 공격 가능”/「결전무드」워싱턴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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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반대하던 샘넌 “전쟁 뒷받침” 결속 호소/전쟁­중동에 미군 주둔 지지여론 점차 늘어
평화적 해결을 위한 모든 희망이 사라진 채 개전시한 하루를 앞둔 14일 워싱턴은 15일 이후 언제든지 개전할 수 있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으며 의회등 지도층 사이에서는 전시동원체제를 위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전쟁반대를 주장하던 일부 의회지도자들도 이제는 전쟁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전쟁을 위한 단합을 강조하고 나섰다.<편집자주>
○…부시 대통령은 14일 체니 국방·파월 합참의장·스코크로르트 안보보좌관 등과 쿠웨이트사태에 대한 상황검토를 마친 뒤 오후 4시부터 공화·민주 양당의 의회지도자들에게 페르시아만에 대한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의 설명을 들은 뒤 상원의 돌 공화당 원내총무는 『외교적 타결을 기대하기는 이미 늦은 것 같은 감을 받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샘넌 상원군사위원장도 CBS와의 인터뷰에서 『최후의 평화적 해결 노력도 이제는 물건너 간 것 같다』면서 『다국적군을 파견한 국가들의 거의 대부분이 자국의 군대를 전장에 보내는 것을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 의회의 무력사용 승인 결의안에 반대했던 샘넌 위원장은 『이제는 무력이냐 외교냐의 토론은 뒷전으로 물리고 전쟁터에 나가있는 우리 군대의 뒷받침을 위해 힘을 모을때』라고 전쟁발발시에 대비해 의회 지도자들의 결속을 호소.
○…피츠워터 백악관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15일 24시 이후 어느때든지 이라크에 무력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히면서 『군사작전이 이후 언제든지 있을 수 있다는 각오를 해야할 것』이라고 전쟁이 불가피함을 시사.
그는 『사우디에 주둔한 미군의 준비도 이미 끝났다』면서 『그러나 아직은 대통령의 최후 결심이 서지않은 상태』라고 했다.
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의 마지막 담판이 실패로 끝난데 대해 피츠워터 대변인은 실망을 표시하면서 『이제는 전쟁 이외에 다른 선택이 남아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언급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지원국간의 마지막 의견조정을 위해 9일동안 14개국의 순방을 마치고 워싱턴에 돌아온 베이커 국무장관은 『15일 24시를 향해 시계바늘이 돌아가기 시작했다』며 이미 전쟁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추가로 소요되는 막대한 전비의 조달문제를 위해 부시 대통령은 일본의 나카야마 외무장관과 협의했다.
피츠워터 대변인은 일본이 지원키로한 40억달러 중 6억3천4백만달러를 수령하고 이번주에 4억달러를 추가 지원받을 예정이라고 밝히고 양국간의 협조가 잘 진행되고 있으나 일본이 약속한 금액을 좀 빨리 건네주는 문제에 대한 협의가 있었음을 공개.
그러나 전쟁발발시 일본이 약속한 금액 이상의 전비를 지원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쿠웨이트에서의 이라크군 철수시한이 다가와 전쟁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미국인 가운데는 전쟁을 해야한다는 쪽과 경제제재를 더 지속해야 한다는 쪽이 팽팽히 맞서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가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전국의 2천4백34명의 성인을 상대로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7%가 시한이 지나면 『전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고 46%는 『경제제재의 효과가 나타날때까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해 12월 경제제재조치의 효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쪽이 60%나 되던 것에 비하면 전쟁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난 것을 반영하고 있다.
응답자의 54%가 이라크의 화학무기와 핵무기를 파괴하고 과거의 쿠웨이트 정부를 회복시켜주기 위한 전쟁을 수행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응답했으며 중동지역의 안정을 위해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는데 대해 3분의 2가 찬성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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