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창·피·해… 대만 이어 일본에 치욕적 패배 망신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김재박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이 2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7-10으로 역전패하고 난 뒤 무표정한 얼굴로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도하의 참변' '야구 국치일(國恥日)'.

한국 야구대표팀이 2일 사회인 야구선발팀인 일본에도 7-10으로 지자 인터넷에서는 야구대표팀을 성토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올라왔다.

야구대표팀은 3일 약체 필리핀을 12-2, 7회 콜드게임으로 꺾고 2패 뒤 1승을 거뒀다. 유격수 박진만(삼성)과 포수 조인성(LG)을 제외한 베스트 멤버가 출전했고 이진영(SK)의 3점 홈런, 이대호(롯데)와 조동찬(삼성)의 2점 홈런 등 홈런 세 발이 터졌다.

그러나 바늘방석이다.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한국으로서는 1차전에서 대만에 져 금메달 꿈이 날아간 데 이어 일본에도 지면서 이제 중국과 동메달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다. 당장에라도 짐을 싸서 귀국하고 싶지만 아직도 2경기가 더 남아 있어서 떠날 수도 없다.

일본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뒤 김재박 감독은 공식 인터뷰도 하지 않고 경기장을 떠났다. 대신 구경백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는 말로 심경을 대변했다.

LG 트윈스와 한국프로야구 역대 감독 최고액인 15억5000만원(3년)에 계약,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김재박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리더십에 큰 타격을 입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표팀 선발에 있어 사실상 전권을 행사했다. 아테네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던 2003년 삿포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대만에 패해 야구 인생에서 큰 상처를 안았던 김 감독은 3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은 대표팀을 통해 멋진 설욕과 재기를 노렸지만 당시와 똑같이 대만과 일본에 연패하며 씻을 수 없는 치욕을 안았다.

태국.중국과의 경기가 남아 있으나 대만.일본전처럼 안일하게 대처하면 더 큰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태국은 프로야구 현대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연습경기를 했다가 고전했던 팀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오래전부터 조직력을 다져온 중국도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다. 한국은 4일 오후 7시30분(한국시간) 태국과 4차전을 치른다.

도하=특별취재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