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스포츠의 예비 주역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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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신미년(신미년)모래판에 휘몰아칠 뜨거운 돌풍의 조짐이 심상치 않다.
민속씨름판의 박광덕(박광덕·19·럭키금성)과 아마추어의 김정필(김정필·18·대구영신고3)이 바로 파란의 진원지.
오는 2월 충북 운호고를 졸업하는 박은 지난해11월 6천만 원(계약금 4천만 원·연봉 2천만 원)에 럭키금성에 입단, 시즌 마지막대회인 제53회 장사씨름대회(11월·이리)에 첫선을 보였었다.
불운하게도 본선1회전에서 팀 선배이자 백두장사 2연패를 차지한 임종구(임종구·24)를 만나 2-1로 패하긴 했으나 예선에서 「인간기중기」 이봉걸(이봉걸)이후국내 최장신으로 「인간장대」로 불리는 서찬호(서찬호·22·럭키금성)를 숨에 젖히는 등 기염을 했다.
『올해 안으로 천하장사4강 진입이 목표입니다. 물론 강호동(강호동)선배를 꺾어 백두장사도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겁없는 야심을 밝히는 박이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기술씨름」에서 「힘의 씨름」으로 바뀌는 모래판에서 박은 국내 최고의 중량(1백50kg)을 가져 쉽게 들리지 않는다는 것.
게다가 훈련이 힘들 때마다 개그맨을 능가하는 익살과 날렵한 몸놀림을 과시하는 람바다 춤 솜씨로 분위기를 일신하는 등 팀 내의 「슈퍼 재롱둥이」로 통한다.
빠른 발 동작과 부드러운 허리는 씨름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기본재산.『샅바를 잡는 기본기술만 습득해도 올해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전재성(전재성)감독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박이 떠난 91년의 아마추어씨름판엔 김정필의 적수가 없다는 게 한결같은 예상.『김성률(김성률·경남대교수)대 선배가 8년 동안(69∼77년)전승기록을 세웠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엔 실패했지만 올해만큼은 반드시 전승기록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졸업을 1년 앞둔 벌써부터 1억∼1억5천만원대 선수라는 소문이 무성한 김은 스카우트 표적 제1호면서도 올해의 성적이 곧 자신의 몸값과 직결된다는 사실 때문에 그 각오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해도 큰 체격(당시1m84cm·1백kg)으로 버티는 단체전 선수에 머물렀으나 영신고 진학 후 일취월장,2년 동안 KBS배·대통령기·씨름 왕 등3개 대회 고등부개인전 장사 급을 2연패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박광덕과의 역대전적에서도 2승으로 우위를 보이는 등 90년 5관 왕.
현재 186cm1백38kg을 유지하는 김은 지난해1월 아마·프로 구분 없이 출전해 자웅을 겨루는 9O통일천하장사대회에서 고교1년 생으로 유일하게 아마대표로 출전,1회전에서 제17대 천하장사 김칠규(김칠규·17·현대)를 꺾어 파란을 일으켰고 2회전에서는 비록 이봉걸에게1-0으로 패했으나 팽팽한 접전을 벌여 첫판을 비기는 등 놀라운 위력을 과시했다.

<박광덕>
▲72년7월30일생 ▲덕산중→운호고→럭키금성 ▲89년 시·도 대항 고등부 장사 급3위,90년 대통령기2위,90전국체전 2위 ▲박경석(박경석·51·건축업)씨의 3형제 중 막내

<김정필>
▲73년5월31일생 ▲대구동부국→영신중→영신고3 ▲88년 전국선수권중등부 장사 급3위, 89씨름 왕 1위, 89전국선수권2위,90KBS대회 및 대통령기 통일장사 부1위,90씨름 왕1위,90전국체전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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